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2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현수막과 팻말로 가득 찼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등에서 집회 개최를 금지한 가운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이하 범투본)이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광화문광장 곳곳에 배치된 경찰들은 펜스를 치고 교통관리에 나섰다. 광화문광장 한편에는 집회 참가자들을 독려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었다.

광화문광장 인근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한 시민은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해도 소용이 없다”며 “월요일 아침 출근을 해야 하는데 지하철 1호선, 2호선, 7호선 등 유동인구가 많은 구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광화문광장 인근 4개 차로 위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1시쯤부터 진눈깨비와 비가 내렸으나 참가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집회 현장을 지켰다.

전광훈 목사는 연단에 올라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범투본 관계자는 “우리는 예정된 집회를 할 수밖에 없다. 우리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곳에 왔다”고 전했다.

이날 대구시를 포함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지역에서 올라온 집회 참가자들도 있었다. 대구에서 왔다고 밝힌 다수의 참가자들은 "아무 문제 없다. 지나친 걱정이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방문했다.

오후 1시 40분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 한편에 있는 서울시 방송차에 올라 “집회를 금지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조치”라며 “여러분의 안전뿐 아니라 옆 사람과 이웃의 안전,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박 시장에게 야유를 보내며 발언을 방해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박 시장에게 접근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