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과 뒤 다른 삼성화재… 출혈 경쟁 유도
‘손익관점’ 아닌 ‘독보적 마케팅’ 진행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2% 감소한 삼성화재. 저성장과 수익성악화, 자본비용 상승 등으로 보험사들 실적이 암울하다. 삼성화재는 암울한 실적 넘어 생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현대해상(27.9%) DB손해보험(27.9%) KB손해보험(10.7%) 등 국내 ‘빅4 손보사’ 중 삼성화재는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낮은 성장률에 삼성화재는 "올해 과잉 경쟁과 과잉 수리로 인한 손해율과 사업비를 줄이겠다"고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그렇게 다진 전의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혈경쟁 선두에 나섰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 당기순이익은 6092억원으로 전년(1조571억원)과 비교하면, 42.4%(4478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전년 동기(1543억원) 보다 84.8%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보험영업이익도 전년(-6161억원)보다 지난해(-1조765억원) 적자를 기록해 손실규모가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화재는 영업망에 ‘비상’이 걸렸다. 전염성 강한 코로나19의 특성 탓에, 영업 대부분 대면채널인 보험사가 전반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보험설계사가 코로나19를 걸리진 않았을까”하는 우려에 설계사와의 만남을 꺼려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도 4월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영업력을 키우는데 지장 생겼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보험사에게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는 차량 운행과 병의원 방문이 줄어들어 보험 가입자들 활동성이 둔화되며, 보험사 손해율이 잠깐이나마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월 장기보험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은 1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2월 장기보험 청구 건수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지난달 대비 약 8~9% 줄었다. 일반적으로 1월 대비 2월 감소 폭이 3~4%임을 감안했을 때 코로나 효과는 약 4~5% 수준"이라며 “손보사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삼성생명 실적부진 이유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장기보험 확대, 실손보험 손해율 증가 등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을 주요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빅4 손보사 자동차보험 누적 평균 손해율은 91.7%다. 이는 적정 손해율인 78%~80%를 넘어섰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9%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 등 업계 전반적 영향이 있었다”며 “당장의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언더라이팅 강화 등을 통해 양질의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업계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삼성화재를 비롯한 주요 손보사들은 올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였다.

삼성화재는 예상을 깼다. 42% 실적 부진이 났는데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손보사가 진단비 가입금액을 1000만원 수준으로 축소했지만, 삼성화재는 진단비 가입금액 3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과잉경쟁을 막아보겠다는 삼성화재가 오히려 출혈경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삼성화재 유사암 진단비 업계 누적 가입한도는 7000만원이다. 이는 타사의 유사암진단비 평균(3000~5000만원)을 웃돈다. 삼성화재로 신계약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증거다.

업황이 안 좋은 손보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정작 대규모 적자를 본 삼성화재는 리스크 관리를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삼성생명의 과잉 경쟁은 더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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