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장애인의 이야기③]‘저거 빨리 죽으면 좋겠다’
[탈시설 장애인의 이야기③]‘저거 빨리 죽으면 좋겠다’
  • 조희주 기자
  • 승인 2019.05.16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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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바뀐 동림의 이야기

술 드신 날이면 아버지는 나를 향해 ‘저거 빨리 죽으면 좋겠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래서 스물다섯 살 때 결국 어머니한테 말해서 시설에 스스로 기어들어갔어요. 그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말이에요.

시설에서 살 때는 꿈이라는게 없었어요.  왜냐, 자기결정권이 없었어요. 진짜 그냥 시설에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할 수밖에 없었어요.

내가 들어간 베데스다 요양원을 운영하는 석암재단은 비리와 인권침해가 많은 곳이었어요. 이에 마로니에 8인을 포함한 20여 명이 ‘석암재단생활인인권쟁취를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어요 .

2008년 1월부터는 양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서울시청에서 50여일 간 천막농성을 진행했어요.

시청 바로 옆 국가인권위에서도 현수막을 내리며 투쟁했어요. 그런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설비리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놓고 제대로 지키지 않았어요.

2009년 6월 4일, 우리는 무작정 보따리 바리바리 싸들고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어요.

‘작은장농 2개, 소형냉장고 하나, 전자렌지 하나, 정리함 하나, 그리고 입던 옷가지들과 사용하던 가재도구를 넣은 박스 여러개’ 20여 년간 시설에서의 짐은 고작 달랑 조그마한 트럭 하나.

마로니에공원에서 62일에 걸친 노숙농성과 끈질기게 오세훈 전 시장을 따라잡은 끝에 우리는 승리했어요. 자립할 수 있었어요.

사람들은 그랬어요. 나와서 살면 위험하지 않느냐. 시설에 잘 있지 왜 아무것도 없이 나왔느냐.

우린 그랬어요. 탈시설도 자립생활도 하고 또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려고 나왔다고.

근데요. 시설에는 자유가 없지만 지역사회는 자유가 있어요. 그리고 자유가 있으면 꿈이 생겨요.

자유가 생기고 변화된게 참 많아요. 특히 노들야학에서 공부하면서 인권이란걸 알게 됐어요.

나는 원래 전국일주가 꿈이었는데 마로니에 공원 나오고 나서 꿈이 바뀌었어요.

사인권을이야기하면서, 시설에 사는 사람들이 나처럼 지역사회로 나오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나온 사람들이 다시 시설에 사는 많은 사람들, 재가장애인들을 밖으로 나오게끔 하는게 이제 내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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