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손의료보험 부추기는 의사들
[단독] 실손의료보험 부추기는 의사들
  • 신봉철 기자
  • 승인 2019.05.1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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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주사를 맞기 위해 기자가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가짜 처방전. 사진=신봉철 기자
영양제주사를 맞기 위해 기자가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가짜 처방전. 사진=신봉철 기자

서울 시내 동네 의원들 중 일부 의원에서 의료소비자들이 든 실손보험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손의료보험 처리를 위해 불법 처방전도 서슴지 않고 발행해주는 것으로 <뉴스클레임> 현장 조사 결과 확인됐다.

15일 기자는 서울시내(노량진, 마포, 숙대입구, 광화문, 신설동역) 지하철 역세권 내 위치한 00의원들을 현장 방문하고 감기몸살 등의 이유로 진료를 받았다. 진료에서 의사는 "감기는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고 피로 누적에 따라 발생한다"며 "영양제주사를 맞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실손 보험 하나 정도는 들어 놓는 데… "라며 "의료비를 실비처리 받으니 큰 돈 나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감기몸살로 내원한 기자에게 영양제주사에서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얘기까지 꺼내 의사. 5곳 중 3곳은 실손의료보험에 대해 의사가 먼저 기자에게 가입여부를 물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실제 영양제 주사를 맞기 위해 가짜 처방전까지 기자에게 발급해줬다. 기자는 처음 내원했을 때처럼 감기 몸살로 얘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그저 피로하다는 몸 상태를 의사에게 전했고 그런 이유로 영양제주사를 맞고 싶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의사는 코와 목 등을 살폈다. 그러면서 "몸에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피로에 따른 영양제주사를 맞을 수는 없다"며 "비슷한 처방전을 만들어 영양제주사를 맞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환자가 영양제주사를 맞고 싶다고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가짜 처방전은 공단에 신고용으로 쓸 뿐이다. 환자가 약국에서 처방을 받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실손의료보험은 의료소비자들에게 유익한 보장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의사들과 환자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결국 이로 인해 전체 의료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확인을 신청한 건수는 총 11만6924건이었으며 이중 과잉진료라고 확인돼 환불이 결정된 건수는 4만1740건(35.7%)에 달했다. 환불금액은 116억5051만원이다.

금융소비자원 보험정책 담당자는 "실손의료보험의 악용사례는 예전부터 문제돼 왔다"며 "일종의 사기다. 사기로 모두가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대책마련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결국 이런 사기성 과잉진료가 누적될 경우 의료전달체계에 분명 큰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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