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클레임] "돈 많이 번다고요?"
[찾아가는 클레임] "돈 많이 번다고요?"
  • 신봉철 이승환 기자
  • 승인 2019.05.2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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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 창문 닦기 직업…작업자가 토로하는 억울함
사진=김성훈 기자
사진=신봉철 기자

 경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기억도 안 난다"고 시크하게 말했다.

<찾아가는 클레임> 이번 주제는 바로 극한직업이다. 24일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진행된 창문닦기 작업에 나선 김숙명(가명)씨의 작업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많은 극한직업 중에 고층 아파트 창문 닦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은 단기간에 많은 돈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오히려 너털웃음을 짓는다. 목숨을 담보로 한 비용으로 받는 금액을 돈으로 환산해 극한직업이지만 돈은 많이 번다는 일부 편향된 여론 때문이다.

올해로 고층 아파트 창문닦이 직업이 몇 년째인지 기억도 안 난다는 김 씨. 그는 얼마 전 한 방송 보도를 대뜸 이야기 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서 안전사고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방송 내용의 일부를 기억해서 말한 것이다.

대기업은 어느 정도 일을 해도 그에 따른 만족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생활을 할 수 있는 급여를 받지만,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게 김 씨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돈을 벌려면 주어진 시간보다 더 많이 더 고생해서 일을 해야 한다"며 "대다수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환경이 그렇다. 그렇다보니 사고도 끊이질 않는 것이다. 어디든 제대로 생활할 수 있는 급여와 처우가 있다면 아무리 열악한 곳이라도 사고가 안 난다. 결국 돈을 더 벌어야 하는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초과해서 일을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5층 아파트 꼭대기에서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채 10초도 안 돼서 담배 개비를 다 태운다. 그리고 곧바로 외줄에 몸을 의지해 아찔한 고개를 시작한다.

"꼭대기에서 내려갈 때 어떤 생각이 드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아무 생각 없다"며 "생각하면 오히려 큰 일 난다"고 웃음 지었다.

웃음을 지어보였지만, 수십 년 베테랑에게도 매번 처음은 어렵고, 무섭다.

공포의 극한직업을 돈으로 환산해서 "고층 유리창 닦기 얼마 번다더라"는 여론을 접할 때마다 김 씨는 참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하는 일이지만, 매번 긴장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목숨 걸고 하는 일을 돈으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일부 언론에도 아주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늘 안에 끝나?"

김 씨가 바로 옆에서 창문을 닦는 동료에게 건넨 말이다. 긴장을 풀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극한직업의 최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끝나긴 하겠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의 일을 돈으로만 환산해서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적 풍조에 아쉬움을 느낀다. 김 씨가 처음 취재진에게 시크하게 내던진 말은 바로 이런 풍조를 경계해서다.

돈과 경제 이야기가 사람 사는 이야기보다 더 많이 회자되는 세상에 김 씨의 일침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결국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지만 정작 돈과 경제를 더 많이 외치고 관심 있어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금씩이라도 사람 사는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관심 갖게 하는 세상을 꿈꿔본다. 

영상촬영편집=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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