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동네 재개발 된대!”①
[기고] “우리 동네 재개발 된대!”①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승인 2019.05.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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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건축 세입자 대책의 의의와 한계
사진=정애숙 활동가
사진=윤애숙 활동가

작년 12월 마포 아현2구역 철거민 고(故) 박준경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박준경님이 거주하던 아현2구역은 단독주택 재건축사업 지역으로 재개발과 달리 세입자에 대한 법적 의무규정이 없는 상황이었다. 수차례 이어진 대책 없는 강제철거 끝에 발생한 죽음을 계기로  재건축지역 세입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에 지난 4월 23일 서울시는 '단독주택 재건축 세입자 대책'을 마련했고, 국회에서도 그동안 계류 중이었던 관련 법안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재개발vs재건축 희비
“우리 동네 재개발 된대!” 흔히들 개발 사업에 대해 모두 ‘재개발’이라고 눙쳐서 말하지만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뉴타운, 재정비촉진지구, 주택재개발, 주택재건축, 도시환경정비사업, 주거환경 개선사업, 도시개발사업 등 개발의 대상이 되는 건축물과 지역, 개발 주체 등에 따라 개발 사업의 종류가 세분화된다. 특히 해당 사업이 민간사업이냐 공익사업이냐에 따 라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세입자에 대한 법적 대책이 달라진다. 고 박준경님이 거주 하던 아현2구역의 경우 골목 하나를 두고 재개발과 재건축이 각각 진행되면서 어느 쪽에 거주했는지 여부에 따라 세입자들의 희비가 크게 갈렸다.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을 나누는 유일한 기준은 정비기반시설이 양호한지 여부다. 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에 주택만 새로 짓는 재건축사업의 경우 민간사업으로 분류되고, 재개발의 경우 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에 도시계획차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공익사업으로 분류된다.

◇재개발사업지역 세입자의 권리
재개발사업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을 준용하여 미동의자들의 토지도 강제 수용해 취득하는 공적 수용권이 민간 조합에게 부여된다. 토지보상법이 규정하는 손실보상에 따라 세입자 보상규정이 적용된다. 토지 보상법에 따른 세입자의 권리인 이주대책은 보상과 보장이 있다. 보상은 개발 사업으로 어쩔 수 없이 이사해야 하는 이들에게 그 피해와 이사에 대해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에 대한 것이다. 보장은 집과 주거권이 회복될 수 있도록 임시이주, 임대주택 입주 등으로 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서울시 ‘단독주택 재건축 세입자 대책’의 한계

서울시가 발표한 대책의 요지는 단독주택 재건축 세입자에 대해 재개발 세입자와 마찬가지로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의 손실보상을 하고 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세입자 손실보상을 사업시행 계획(변경) 인가조건으로 의무화하고, 이를 추진하는 사업 시행자에게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임대주택의 경우 해당 구역 내에서 건립되는 임대주택 물량을 행복주택으로 우선 공급하고, 타 재개발구역 임대주택 중 기존 재개발 철거 세입자에게 공 급 후 남은 잔여 주택과 공가를 활용해 병행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서울시의 대책 발표에 대해 서울시가 기존에 저질러온 과오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기존에 법적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의 권리를 조금이나마 구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제도의 적용이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의 구역만으로 한정하지 않고, 착 공 이전에 있는 전 구역을 대상으로 계획 변경 인가 등을 통해 의무화한다는 점도 환영할 만하다. 
아쉬운 점은 재건축 세입자 대책이 단독주택 구역으로 한정됐다. 공동주택 단지를 정비하기 위한 사업으로 발전됐다. 그러다보니 2000년대까지 재건축하면 ‘강남 아파트 재건축’을 의미했다. 저소득층이 밀집한 노후 단독주택 재개발지 역세입자들에게 대책을 수립하는 것과 달리, 강남 아파트에 사는 비교적 중산층에 속하는 세입자들에게까지 이주대책을 수립할 필요는 없다는 논리가 성립됐고, 이에 공동주택 재건축 세입자 대책 수립의 사회적 요구가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논리는 재건축사업이 단독주택지까지 확대될 때까지도 유지되면서, 재건축사업 전반 에 세입자 대책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다. 상가 세입자 대책이 미비한 것도 아쉽다. 상가세입자는 단독주택이든 공동주택이든 보증금보다 더 높은 권리금을 내고 영업을 하고 있는데, 재건축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이주하는 상황에서 손실보상도 없이 이주하는 것은 생계의 위협과 직결된다.

한편, 임차상인 단체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에서는 최근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지속 적인 갱신을 통해 계약갱신요구권 보장기간이 늘어나고 환산보증금제도가 일부 개선되면서 재건축을 무기로 임차인을 내쫓는 분쟁 사례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건물의 철거 및 재건축의 경우 임 대인이 임차인에 대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포함되어 있다. 제퇴거는 주거권을 총체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로 절대 발생해선 안 된다. 정부는 도시지역 재개발 및 재건축과 관련한 법률 체계, 정책, 실행이 적절 한 주거에 대한 권리를 비롯한 국제인권법을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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