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음식물 쓰레기 하청 돼지들
인간 음식물 쓰레기 하청 돼지들
  • 조희주 기자
  • 승인 2019.06.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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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희주 기자
사진=조희주 기자

시골에선 자신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모아 개나 돼지에게 사료 대용으로 줬다. 간혹 집안에 제사라도 있으면 그날 그 집 개와 돼지는 모처럼만에 포식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없이 살던 시절에는 그것도 귀했다. 그래서 가축들과 함께 나눠 먹는 일이 전혀 이상할 것도 없었다. 현대화된 사회에서 남은 집밥은 쓰레기다. 가축을 키우는 농가는 음식점에서 나온 각종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동물들에게 급여한다.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사료화한 음식물 폐기물을 돼지들이 먹는다. 동물들이 쓰레기 처리반이 아니지만, 현실은 인간들이 먹다 남은 음식 쓰레기의 하청을 맡고 있었다.

11일 오전11시 동물권단체인 동물해방물결(공동대표 이지연·윤나리)와 국제동물보호단체 LCA(Last Chance for Animals)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식물 쓰레기의 동물 급여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환경부가 지난달 13일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후 행동이다.

개정안은 가축전염병 발생시나 우려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 음식물 폐기물을 해당 가축의 먹이로 자가 급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전국의 가축 농가에서는 오는 7월부터 음식물 폐기물을 더 이상 가축에게 급여를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음식물 쓰레기를 재가공해서 사료화한 폐기물은 돼지에게 줄 수 있다.

동물권단체들은 바로 이점을 문제 삼았다. 동물해방물결에 따르면 음식물류 폐기물을 급여하는 돼지농장외 전국에 산재한 개농장은 최소 3000여개에 이른다.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전국 개농장을 드나드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차량과 감염 진드기 등을 통해 ASF는 2차 경로로 전염이 가능하다. 또한 바이러스 전파 경로가 되는 음식물류 폐기물 급여는 향후 다른 악성 가축전염병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사료로 재가공한 음식물 폐기물까지도 전면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나리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개농장의 개들도, 드럼통 속에서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다 장염에 걸려도 열악한 환경에서 치료는커녕 회복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간다"며 "동물은 음식물 쓰레기통이 아니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여 동물을 사육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영상편집=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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