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결로 번진 대학생 몰카
성대결로 번진 대학생 몰카
  • 박혜진 기자
  • 승인 2019.06.11 2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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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서 드로잉 여성 모델을 불법 촬영 의혹 제기
포토라인 세우기, 편파 수사 등 남녀 간 성대결 확산
"남녀 대결 구도 완화하는 방안 마련 필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대학교에서 남학생이 드로잉 여성 모델을 불법 촬영한 의혹이 제기된 후 사건의 성격을 둘러싸고 남녀 간 성대결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청주대학교 디자인 관련학과에서 강의 도중 남학생이 드로잉 모델을 불법 촬영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재학생은 불법촬영 남성의 범죄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재학 중인 남학생은 수업 도중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렀고, 증거 인멸 우려에 빠른 구속 수사와 사용한 카메라를 압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사에 나선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해당 남학생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범죄 혐의를 특정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학교 측도 자체 조사를 한 뒤 징계 여부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착수된 이후 사건은 남녀대결 구도로 흘러갔다. 온라인상에서는 “여자가 가해자일 땐 포토라인에 세우더니, 논란이 되지 않는 것을 보니 사회가 어떤 성별에 너그러운 것은 사실인 듯하다”며 “빠른 수사와 함께 청주대 몰카범도 포토라인에 세우고 집행유예 없이 징역을 선고하는 것이 맞다”라는 구체적인 주장도 이어졌다.

이는 홍익대 누드모델 알몸사진 유포 사건 영향이 크다. 지난해 5월 서울 서부지법은 홍대 회화과 누드크로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를 찍어 유출한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온라인 커뮤티니 ‘워마드’에 해당 사진이 올라온 지 11일만이다.

A씨 구속 후 “그동안 남성 몰카범은 잡는데 뜸을 들이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더니 여성이라는 이유로 빨리 잡았다”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왔다.

경찰 측은 편파 수사 논란을 일축했다. 최근 5년간 불법촬영죄 가해자의 98%가 남성이었고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2017년 몰카 촬영 범죄의 검거율이 94.6%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몰카 사범이 적발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국회는 ‘성폭력 범죄에 관한 특별법’ 14조를 개정해 불법촬영죄 처벌을 강화했다. 불법 촬영물 유포의 경우, 영리 목적으로 유포했다면 벌금형 없이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했다.

법이 바뀌긴 했으나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여성들은 2차, 3차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 정부 또한 법적 지원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 불법 촬영 가해자를 검거해도 사진과 영상 유통망이 제대로 근절되지 않아 피해 여성들이 직접 지워야 했다.

불법촬영 범죄의 피해자 대다수인 여성들이 경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으로 계속되는 남녀 간 성대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처벌 수위를 강화하고 중대 범죄임을 인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사의 불신을 감소시키고 과도기 속 고조된 남녀 갈등에서 극단적 의견을 자제하며 젠더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구조적 변화를 수립할 수 있는 사회 조성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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