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노동보고서②] 안전·보건복지 노동문제 급부상
[ILO노동보고서②] 안전·보건복지 노동문제 급부상
  • 조희주 기자
  • 승인 2019.06.25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ILO보고서 중 일부

19세기 말까지, 광물이나 섬유 분진, 독성 금속, 탄저균이나 다른 감염성 미생물 등 생물학적 위험요인, 전리방사 선, 위험한 기계 때문에 생기는 물리적 위험 때문에, 광업, 상업선박 운행과 같은 산업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 사고, 노동자들이 밀집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폭발 등이 잘 기록돼 남아 있다. 

20세기 초반 이런 위험에 대한 대응이 시작됐다. 규제를 위한 법체계가 만들어지고, 노동안전보건 이슈를 둘러싸고 노동자들이 정치적으로 조직되고 성장해 나갔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위생학, 의학, 공학 등 전문 과학이 발전하기도 했다. 20세기 초반 국제노동입법협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Labour Legislation)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여 노동안전보건 문제에서 중요한 성공을 이미 거두기도 했다. 백린의 사용과 여성의 야간 노동을 금지하는 1906년 베른 협약이 이에 속한다.

1차 세계대전은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산업적 노력이 여러 나라에서 전개되면서, 공통적으로 군수품 생산이 증가되고 관련된 유해성이 증가됐다. 독성이 높고 폭발성이 있는 물질에의 노출이 늘어나면서, 건강 유해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안전 조치가 개선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ILO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연맹의 조직으로 설립됐다. 국제연맹과 ILO는 둘 다 1919년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탄생했다. 이 단체들의 탄생은 사회, 노동, 경제적 재건 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후 국제적 행동의 주요 의 제에는 일터에서의 위험으로부터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포함돼 있었다. ILO 탄생의 논리 속에, 이미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관심이 내재해 있었다.

ILO는 탄저균 예방 권고(1919년, 3번), 납 중독(여성, 어린이) 권고(1919 년, 4번), 백린 권고(1919년, 6번)와 같은 노동안전보건 규약을 확립하기 위한 조항들을 채택했다. 실제로 이 회의에서 채택한 6개 권고 중 3가지가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것이었다.

ILO의 초기 노동안전보건 수단은 단일 주제를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특정 유해물질에의 노출이나 위험한 특정 기계로부터의 보호, 혹은 광업이나 해양산업, 건설 이나 제조 등 특정 산업 활동 분야를 다루는 방식이었다. 이런 규칙들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형태의 노동자나 여성, 어린이에 주목할 뿐 아니라 많은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심각한 노동안전보건 주제들을 다루는 것이 목적이었다. 

◇노동안전보건의 지구적 관점 확산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기구인 유엔 (UN),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전후에 창립됐다. 모든 국가의 노동자들이 업무에서 비롯된 안전과 건강의 위험을 경험하게 되었고, 새로운 국제 질서는 ILO와 같은 국제 기구가 지구적 차원에서 노동안전보건과 노동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방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동시에 노동의 본질적인 특징과 이에 따른 노동자의 안전, 건강, 복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이해가 이른바 발전 국가에서는 가장 관심 있는 주제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일터에서의 잠재적인 유해요인 노출을 인지하고 측정하고 통제하는 과학인 산업 위생이 직업의학, 독성학, 역학과 함께 지속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신규 물질 생산의 폭발적 증가 때문에, 새로운 물질의 유해 영향 가능성에 대한 연구 필요성도 증대됐다. 이렇게 노동안전보건 주제에 관한 근본적인 접근은 국가 수준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후 재건은 ILO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선언(필라델피아선언)’은 1944년 26차 국제노동회의에서 채택됐다. 이 선언은 이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선언은 이후 1946년 ILO 헌장을 개정하는 데 필수적인 기초를 제공,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는 ILO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예방 문화를 향해서
'안전문화'라는 개념은 1986년의 체르노빌 핵참사 이후에 주목받게 됐다. 최근의 일부 연구나 보고서는 주요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자 할 때, 안전 문화의 부재가 근본적인 문제인 것으로 고찰하고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 정치경제는 20세기의 마지막 4분기 동 안 크게 변화했다. 특히 시장자유주의 방향으로 뚜렷하게 이동했다. 이 시기 노동안전보건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발전이 있었다. 첫 번째는 ‘작업 환경’이라는 개념의 사용이 증가한 것이다. 문제의 이해와 개선에서 좀 더 전체적인 접근을 하자 는 것인데, 예를 들어 1960년대 이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노동안전보건 정책이 전 형적인 예가 된다. 두 번째는 규범적인 규제로부터 좀 더 결과 중심적이고 과정에 기반 을 둔 노동안전보건 규제로의 이동이다. 아마도 최초로 가장 영향력 있는 문제제기는 영국에서 1972년에 나온 로벤스 보고서일 것이다.

산업보건서비스는 반드시 예방적 기능을 맡아야 하며, 노동자의 업무 능력에 작업을 맞추고, 최적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돕는 안전하고 건강한 작업 환경을 수립하고 유지하는 데 책임이 있다. 161번 협약과 권고는 산업보건서비스는 다학제적이어야 하고 전문가가 산업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사업주, 노동자, 그 대표단체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업무를 재조직하고 재구성하는 것은 노동자의 신체적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 건 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런 연결을  인식한 것이 선견지명이었다는 점이, 이후 수년간 일터에서의 사회심리적 위험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증명됐다.

20세기 후반의 세계화와 시장 자유주의는 노동과 고용의 조직과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업무재설계, 구조조정, 외주화, 소규모 사업장 증가, 공급사슬 관계의 중요성 증 가 등의 변화는 노동안전보건을 비롯해 노동자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동시에, 많은 개발 국가에서는 급속한 산업 성장이 일어나고, 부분적 으로는 비교적 노동비용이 높은 탈산업화 경제로부터 지구적 규모의 산업 과정 외주화 가 자리잡혀간다. 공급의 지구화는 지구적 수준에서 식량과 농업의 거대한 변화를 의미 하며, 전례 없는 규모로 광물과 다른 천연자원이 채굴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생산은 근본적으로 개발 국가의 고용과 서비스 구조를 변화시키며, 이들 국가의 사회와 경제 자체의 성질에 폭넓은 변화를 가져온다.

개발 국가나 새로 떠오르는 경제에서는 비공식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의 숫자가 공식 경제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보다 훨씬 많기도 하다. 비공식 경제에 속한 많은 노동자가 여성이 나 어린이다. 일부는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고, 일부는 자영업자다. 그들의 작업 조건 은 흔히 공식적인 규제를 벗어나 있다. 이들 국가 내에서 나타나는 불균형한 질병, 사망, 사고 숫자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안전보건에 관해 국가 정책을 효과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은 워낙 어렵기도 하고, 이들을 감독하며, 법을 지키도록 지도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