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감 태움에 늦깎이 유치원교사의 반격
[단독] 원감 태움에 늦깎이 유치원교사의 반격
  • 조희주 기자
  • 승인 2019.07.03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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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태움'의 문화는 간호사들 조직 내 존재한다. 영혼까지 태운다고 해서 이름 붙여질 정도로 한번 태움을 당하게 되면 온전하게 살지 못한다. 서울아산병원이나 서울의료원 등의 간호사들이 자살한 것도 지독한 태움 문화 때문이다. 그런데 영혼까지도 태움을 당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취학아동을 돌보는 유치원에도 교사들끼리의 태움문화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 늦깎이 유치원교사 남편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태움을 당한 늦깎이 유치원 교사이자 이번 사실을 폭로한 남편의 아내는 40의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41세에 병설 유치원 교사(교직 공무원)가 됐다. 교사의 남편에 따르면 아내가 유치원교사에 도전한 것은 집에서 노는 것이 무료해서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도 아니었다. 딱 하나 아이들이 좋다는 이유 때문에 유치원 교사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유치원교사 A씨는 늦깎이 교사생활에 발을 내디뎠지만, 시작부터 난감에 부딪힌다.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을(乙) 중에 을의 생활을 했다고 폭로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은 너무 예쁘고 귀엽고 착한데 부모들이 예민해서 이것저것 트집을 잡는 경우다.

또 간호사처럼 신입이 들어왔을 때 군기를 잡으려 하는 '태움'이 버젓이 존재했다고 A씨의 남편은 아내를 대신해 주장했다.

먼저 원감의 언행이다. 원감은 시시때때로 신입 교사들에게 "신규가 신규 같지 않다 신입이 뭐 이따위냐…"는 막말을 반복적으로 하며 온갖 스트레스를 줬다. 수업시간에 불쑥 불쑥 들어와 교권을 침해하는 것은 예사였다. 일일 계획안을 마치 초등학생 일기 검사하듯이 보고하라고도 했다.

신체모독도 동반됐다. A씨는 키가 큰 편이었는데 큰 키를 두고 원감은 "키가 큰 사람은 유치원 교사의 자격이 없다"는 식의 차별 발언을 일삼았다. 근거 없는 갑(甲)질이었다.

A씨의 남편은 “원감이 아내에게 수업과 관련 없는 행정적인 일을 시켜서 제 시간에 퇴근을 못하게 하고 초과근무 수당도 청구하지 못하게 했다”고 억울해 했다.

A씨 남편의 직업은 변호사다.

A씨 남편은 "해당 유치원 원감이나 부설 초등학교 교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서 위자료를 청구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굳이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사실 인권위원회나 교육청에 투서 한 장만 넣어도 해결될 일이지만 아내는 1년차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하나 두고 보자' 하는 마음으로 참았다"고 설명했다.

1년차가 지나고 2년차가 되는 올해도 원감의 갑 질은 멈추지 않았다. 참다못한 A씨는 동료교사들에게 항의하자고 제안을 했지만 동료교사들은 "과거 다른 학교에서 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는데도 참았다. 용기가 없어 싸울 수 없다"고 응답했다.

혼자서라도 싸울 준비를 시작한 A씨는 초등학교 교사들과 연합해서 자신의 입장을 내놓기에 이른다.

그 결과 해당 초등학교 교장이 유치원 원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A씨는 사과를 받았다. A씨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원감의 갑 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사건의 전말을 털어놓은 A씨의 남편은 "유치원에도 태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내의 상황을 통해 알게 됐다"며 씁쓸해 했다.

A씨는 “사과는 받았지만, 이제 본격적인 라운드가 시작됐다”며 “문제의 원감은 법정에도 서야할 것”이라고 고소계획을 밝혔다. 변호사인 남편이 법무대리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는 3일 도내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관리자(원장 및 원감)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처럼 원감의 갑질에 시달리는 유치원 교사들이 많은 것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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