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느리지만 확실한 日불매운동
[르포] 느리지만 확실한 日불매운동
  • 박혜진 기자
  • 승인 2019.07.05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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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무인양품 등 오프라인 매장서 여파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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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니클로 광화문 D-TOWER점)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공정 핵심 소재 3종을 수출하지 않기로 밝혔다. 사실상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인 셈이다. 한국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불매운동 최대 표적 ‘유니클로’ 상황은?

2005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전범기업, 우익단체 후원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던 유니클로는 이번에도 불매운동 리스트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니클로 측은 “전범기업과는 관련이 없다. 일본 유익단체 등 어떠한 정치단체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프라인 유니클로 매장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5일 오후3시 기자가 둘러본 서울 종로구 광화문 ‘유니클로’ 매장은 ‘세일 중’ 표시로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발길은 끌지 못했다. 외국인 관광객과 직장인 등 유동인구는 꽤 되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무더위를 피해 매장 안에 들어가는 몇몇 손님은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불매운동이 진행 중인 것을 알고 있다. 잠시 땀을 식히러 들어왔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매장 안의 분위기는 매우 적막했다. 1층 계산대 앞에는 직원 한 명만이 서 있었다. 매장 직원은 옷을 정리하고 사이즈를 문의하는 손님에게 답해줬지만 그다지 바쁜 모습은 아니었다.

2층은 더 한적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소리와 함께 남성 직장인 4명만이 매장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정모(35)씨는 “근무 도중 바지에 커피를 쏟아 옷을 구입하러 들어왔다”라며 “일본 제품을 안 쓰려고 한다. 다만 근처에 옷가게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매장 밖 사람들의 시선 또한 곱지 않았다. 옷 구입 후 나오는 손님을 향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사진=MUJI 영풍종로점)
(사진=MUJI 영풍종로점)

◇무인양픔 매장… “대체 가능하면 국내 제품 이용”

인근 일본 생활 잡화 브랜드인 ‘무인양품’(MUJI)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후4시, 북적거리는 입구와 다르게 ‘무인양품’ 영풍종로점 매장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영풍문고와 이어져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7명 남짓한 손님들이 매장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사람들로 가득한 서점과는 반대된 모습이었다.

평소 재고 파악을 하며 뛰어다녔을 직원도 가만히 서서 ‘어서오세요’라며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계산대는 손님 대신 정리 중인 물품이 가득했다.

일부 제품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었으나 사람들은 눈으로만 볼 뿐 가던 길을 계속 갔다. 텅 빈 매장 속 “일본 제품 불매운동 한다더니 진짜로 하나봐. 사람이 없어”라는 청소년들의 대화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매장 앞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4)씨는 “아무 생각 없이 매장에 왔다가 친구가 불매운동을 언급해줘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았다”라면서 “국내 브랜드로 대체할 수 있으면 국내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장모(30)씨는 “‘불매운동을 한다고 뭐가 바뀌겠냐’라는 시선이 많다.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매일·남양유업 불매운동을 성공적으로 해낸 것처럼 이번 움직임도 이뤄낼 것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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