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현실①]"우리도 국민이다… 목소리 들어달라"
[집배원 현실①]"우리도 국민이다… 목소리 들어달라"
  • 박혜진 기자
  • 승인 2019.07.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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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61년 만에 첫파업 준비, 집배원들 "토요택배 완전 폐지하라"
(사진=전국집배노동조합)
(사진=전국집배노동조합)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사상 초유의 총파업 여부를 8일 확정한다. 만약 집행부가 파업을 확정하면 9일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총파업은 1958년 우정노조가 출범한 이후 61년 만에 처음이며 135년 우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집배원들의 총파업은 과중한 업무 때문이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논란은 노사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했다. 

지난달 19일 위탁배달원으로 일하다 정규직이 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당진우체국의 집배원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부검결과 사인은 뇌출혈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인이 평소에도 ‘힘들다’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공주우체국에서 상시계약집배원 노동자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오후 10시쯤 귀가한 이모씨(34)는 “피곤해 잠을 자겠다”는 말을 남긴 후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공주 우체국 측에 따르면 사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당시 이 씨의 온 몸에는 파스가 붙어 있었고 책상 위엔 정규직 전환 서류가 놓여 있었다.

연 평균 2745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노동시간이 지난해만 25명, 올해만 9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지금도 수많은 집배원들이 ‘과연 아침에 제대로 눈을 뜰 수 있을까’ 생각과 함께 열악한 환경 속 목숨을 건 극한 노동을 헤쳐 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민간 전문가로 꾸려진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하 기획추진단)이 문제를 해결하려 7대 정책을 권고했으나 10개월째 지지부진하다.

지난 1일 여의도 국회에서 집배노조와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배원 노동조건개선 기획추진단 7대 권고이행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기획추진단 권고사항은 ▲2000명 정규직 집배원 증원 ▲사회적 합의 통한 토요근무 폐지 ▲안전보건관리 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집배원 업무 완화 위한 제도 개편 ▲우편 공공성 유지와 서비스 질 향상 위한 재정 확보 등이다.

기획추진단 결과, 2017년 기준 우편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한국 임금 노동자 평균(2016년 기준)보다 693시간, OECD 평균(2016년 기준)보다 982시간 길다.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각각 87일, 123일을 더 일한 셈이다. 이들은 하루 11시간 이상 일하면서도 휴게시간이 하루 평균 약 35분이다. 다른 노동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집배노동자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휴가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의 경우 집배원들에게 발생된 연가일수는 20.8일이었으나 실제 사용된 연가일수는 5.6일이었다.

안전 및 보건 문제 또한 심각하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안전사고 중 이륜차 사고가 84.2%를 차지했다. 더불어 최근 10년간 166명의 집배노동자가 사망한데엔 교통사고뿐 아니라 자살, 질병이 주된 원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기획추진단의 연구결과 우편집배원은 직무 스트레스, 대기오염물질 노출 등의 원인으로 심혈관계질환, 호흡기질환 등 발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집배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우편집배원 증원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한 업무량과 지나친 근로시간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력을 늘려 일을 분담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현암 전국집배노동조합 집배국장은 “현장에선 기계에 사용하는 집배 부하량 시스템을 가지고 인력 산출 등을 한다. 그러나 집배원들은 집배 부하량 시스템을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며 “집배원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노동부를 운영하는데 왜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언제까지 가장 필요하고 고귀한 노동자들이 죽어야 하는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세계에서 최장 시간 노동하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정치는 무엇으로 답하고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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