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은 동네북인가?
[사설] 대기업은 동네북인가?
  • 최미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7.08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들어 지인들을 자주 많이 만난다. <뉴스클레임> 명함을 내밀면 금세 얼굴색이 변하며, 기업들 좀 가만히 놔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도리어 핀잔이다. 유독 노동자와 인권을 위한 기사들이 많은 것을 본 후다. 아시다시피 뉴스클레임은 사람중심의 언론이다. 가장 낮은 곳부터 살필 수밖에 없다.

어쨌든, 최근 사회분위기를 얘기하며 어떤 일만 생기면 정부가 기업인들을 붙잡고 감놔라 배놔라 혹은 그 이상의 갑(甲)질을 한다고 말한다. 시위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선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세상 아니냐며 반문한다. 정부의 갑질에 노동자들의 생떼를 보태니 대기업들이 동네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과연 대기업들은 동네북일까?

문재인정부 들어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반영이다. 그 물꼬를 문재인대통령이 텄다. 인천공항 비정규직들의 전원 정규직화. 2년 후 문제가 발생했다. 수용 가능한 예산이 부족했다. 현재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이 또한 예산 부족으로 도로공사가 수용할 수 없는 한계에 있다. 문재인대통령이 책임져라고 노동자들이 울부짖는 이유다.

정부와 정치권이 믿을 건 대기업 밖에 없다. 돈을 더 거두고 일자리를 창출해서 서로 먹고 사는데 대기업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업들은 당초 세웠던 계획을 수정하고 일반 급한 불부터 끈다. 기업이 물적인적 자원에 대해 기존 계획대로 실행했다면 더 긍정적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강요는 대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뺏었다.

일본 불매운동에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재계총수들을 소집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의 신동빈 회장은 미리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 기업인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경제 컨트롤타워의 소집명령에 일단 현지로 간 이 부회장의 의도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또 불려가기 싫어서 일본으로 먼저 간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미 일 터진 후 사안을 논의해봐야 사후약방문일텐데 굳이 바쁜 재계총수들을 불러 뾰족한 수가 있겠냐는 말들이다.

일본 불매운동에도 어김없이 대기업들이 동원된 셈이다.

그러고 보니 대기업들이 동네북은 맞다. 그러니 동네북이 되지 않으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정부나 정치권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미명 하에 대기업들을 못살게 군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대안이 있나? 노동자가 주인 되는 그런 세상이 아니질 않는가.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모든 것이 일궈지고 다져졌다. 지금의 대기업들도 생겨났다. 정부는 기업과 노동자 사이에서 심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심판은 공정해야 하고 기업은 노동자들을 배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일만 터지면 대기업들에게 손을 내 미냐는 식의 주장은 술주정에 불과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