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성희롱 제대로 판정하라"
"직장내 성희롱 제대로 판정하라"
  • 조희주 기자
  • 승인 2019.07.0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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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기자회견…KBS 선배기자의 후배 성희롱 서울지방노동위 판정 "앞뒤 맥락 이해 없는 판정"
여성단체들은 8일 오후2시,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내 성희롱 판정을 제대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승환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8일 오후2시,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내 성희롱 판정을 제대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승환 기자

공영방송 5년차 기자(지역 총국 근무)가 선배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 벙어리 냉가슴만 앓다가 용기를 내서 피해 사실을 지난해 10월 사내 성평등선터에 신고를 했다. KBS내부에서는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선배인 가해자는 정직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기자에게 징계는 사형선고 같은 것이다. 신뢰를 담보하기 때문에, 더군다나 성희롱은 기자로서 생명은 이제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해당 가해자는 반발했다. 후배들에게 성추행이나 희롱을 하지 않았다고 방방 뛰었다. 룸살롱의 얘기는 너무 와전된 것이라는 해명이다. 뒤풀이 노래방에서는 후배 기자의 가슴골 사이에 만원짜리 한장을 꽂기도 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쏟아졌지만 가해자는 이를 부인했다.

군대식 문화의 방송사 분위기는 이들 피해자들에게 그 어떤 얘기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추행을 당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나도 당했다. 일명 미투 운동은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동기를 부여했다.

KBS여성협회가 ‘사내 성폭력 조사’를 실시했고 10월에는 사내에 성평등센터가 만들어졌다. 피해자들의 제보는 가해자를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이끌어 냈다.

가해자는 의도가 없고,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중징계에 대해 해명했지만, KBS 중앙인사위원회(인사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희롱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KBS내 자체 센터에서도 문제가 크다고 판단한 것을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4년부터 여성 후배들에게 지속적 성희롱을 가해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은 한국방송공사(KBS) 기자가 제기한 구제신청에 대해 ‘성희롱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형이 과다하다’는 취지의 판정을 내렸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소식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성적으로 큰 피해를 당했는데, 6개월 정직이 과하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8일 오후2시,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정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맥락을 무시한 판정이라고 규탄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직장 내 성희롱은 사건 하나가 핵심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건이 발생함에도 피해자들이 아무런 조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며 “지노위가 이러한 맥락과 환경을 무시한 판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KBS는 이번 판정에 대해 불복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촬영·편집=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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