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연예클레임] 성추행기자·몰카앵커…엇갈린 징계
[박기자의 연예클레임] 성추행기자·몰카앵커…엇갈린 징계
  • 박혜진 기자
  • 승인 2019.07.09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준 SBS 앵커, '몰카' 혐의로 입건
KBS 기자, 상습 성추행에 정직 6개월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을 통해 무수한 ‘권력형 성범죄’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각 방송사와 언론은 관련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그 와중에 공중파 방송 아나운서와 기자가 중범죄를 저질렀다. 한쪽은 불법촬영, 다른 한쪽은 성희롱·성추행이다. 비교되는 건 두 공중파 방송사의 징계 절차다.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불법 촬영한 SBS 김성준 앵커가 사표를 냈다. 사표는 ‘그냥’ 수리됐다. 파면, 해고 등의 징계 없는 사직이다. SBS는 그간 방송에서 성범죄 처벌이 제도적으로 미흡했다고 강조했다. SBS의 김 앵커 사표수리는 앞뒤가 틀린 행동이다.

SBS 노조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줄곤 언론 자유를 외치며 회사와 각을 세우고 있던 정체성과는 다른 태도다.

김성준 전 앵커는 일부 취재진에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께 사죄드린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셨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지신 모든 분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한 SBS 김성준 전 앵커는 현재 페이스북 계정을 폭파하고 튀었다. 그런데 어쩌냐. 메신저는 지우지 않아 ‘접속 중’이라고 뜬다. 비겁하지 않는가. 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나 몰라라 튀어버리면 그만인가. 그동안 불편부당 언론을 외치던 기세는 가식이고 허위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다.

반면 KBS는 SBS와 달리 일단 품위는 지켰다.

KBS 지역 총국 소속 기자가 직장 내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기자 A씨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후배 여기자와 프리랜서 아나운서 대상으로 파렴치한 일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사내 성평등센터에 신고했고, 총 6건의 성희롱·성추행 피해가 밝혀졌다.

KBS 중앙인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A씨에게 정직 6개월 처분을 내렸다. 4건은 징계 시효가 이미 지난 것으로 보고 2건만 징계 사유로 삼았다.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징계다. 약 4년간 이뤄진 범죄에 대해 겨우 6개월의 반성 시간을 주는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 큰 문제는 기자의 태도다. A씨는 처분이 부정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서울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심지어 서울지노위는 징계 사유는 인정하지만 징계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지노위 판정은 직장 내 위계관계에서 성희롱이 발생하고 유지되는 맥락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며 “다수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시대착오적 판정”이라고 비판했다.

KBS 노동조합은 ‘성희롱·갑질 끝나지 않은 상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KBS 노조 측은 “해당 사실이 여성단체의 공분을 샀고 결국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내용이 알려졌다”며 “수천 개의 비난 댓글이 달리는 등 KBS의 명예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계는 내려졌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고 있다. KBS에 필요한 것은 허울뿐인 명분이나 언론플레이가 아닌 단 한명의 가해자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철저한 조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의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향응 제공 여부, 추가 피해자 등에 대한 재조사도 요구했다.

KBS는 “이번 서울지노위 결정은 성희롱 사건의 특수성과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 불복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나운서와 기자는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주체인 만큼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중요성은 크다. 이는 언론을 향한 대중의 신뢰도와 직결되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이들이 만들어내는 뉴스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매우 개탄스럽다. 언론사 안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회사 내부와 바깥에서 아무렇지 않게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평소에 관련된 뉴스를 어떤 시각과 어떤 마인드로 전달했을까하는 궁금증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언론사의 강력한 성찰과 이에 뒤따르는 ‘성인지 감수성’과 ‘윤리의식’ 등 언론인 교육이 다시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28길 10, 상가동2층(신수동, 밤섬경남아너스빌)
  • 여의도 사무실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3-5 11층 2호
  • 대표전화 : 02-707-2836
  • 팩스 : 02-324-898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혜진
  • 법인명 : 글로벌컨슈머미디어
  • 제호 : 뉴스클레임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76
  • 등록일 : 2018-02-19
  • 발행일 : 2018-02-19
  • 발행·편집인 : 김도희
  • Copyright © 2019 뉴스클레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hkim@newsclaim.co.kr
  • 별도의 표기가 없는 한 '뉴스클레임'이 생산한 저작물은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영리금지를 따릅니다.
뉴스클레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