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선 속 우리는 살고 싶다”
“살아있는 전선 속 우리는 살고 싶다”
  • 박명규 기자
  • 승인 2019.07.11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정규직 전기 노동자들, 28일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 예고
정년 연장, 배전예산 확대 등 요구
10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연 전기 노동자들. 건설노조 제공.
전기 노동자들이 10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무거운 절연복을 입고 22,900V의 살아있는 전선을 만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기노동자들이다. 

한국전력 비정규직 노동자 4500명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살기 위해 선택한 최후의 수단이다. 전기 노동 현장에서 안전사고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위험한 일임에도 3명이 해야 하는 업무를 예산 삭감으로 1명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한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이하 노조)는 1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500명 전기노동자가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무기한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요구하는 주요 사안은 ▲정년 연장 ▲배전 예산 확대 2가지다. 이 밖에 ▲배전 업무 기능 자격 국가기술자격으로 전환 ▲활선작업편조 편성 승인제도 및 승인 후 6개월 이내 타 업체 편조 승인 금지 ▲한전 협력회사제도 폐지 및 직접고용 추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정년 연장에 대해 대법원이 육체노동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렸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 정년을 늘리면 현장의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청년 노동자에게 효과적으로 기술을 전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배전 현장에는 노후 시설물이 즐비하다”며 배전 예산 확대도 촉구했다. 건설노조 설문 조사에서 당장 전봇대가 부러지거나 전선이 끊어질 위기에 놓인 배전 현장이 30~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배전 현장의 안전문제가 심각한데 전기노동자의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이 배전 예산을 늘려야 배전 점검에 필요한 인력 확충이 가능하며 노후화된 배전 선로를 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 심각한 건 도급 업체에 속해 안정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이들은 한국전력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2년에 한 번 한국전력이 협력업체를 입낙찰당하고 이후 협력업체에 고용된다.

김인호 전기분과위원회위원장은 “정부와 한국 전력에 십 수 년 동안 요구했음에도 2년에 한 번 씩 거리를 떠도는 노동자의 울분은 무시당하고 있다”며 “전국의 80~90%가 불법하도급을 하고 있는데도 산업통산자원부는 눈을 감고 있고 정부는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장을 멈추고 청와대 앞 파업을 통해 요구를 관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기노동자 파업에 앞서 노조 간부들은 내달 12일부터 청와대 앞 노숙 농성을 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