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방치된 '감정노동자' 보호
여전히 방치된 '감정노동자' 보호
  • 조희주 박혜진 기자
  • 승인 2019.07.1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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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갑질' 뛰어넘는 서비스업계 갑질 증가
경고문에도 손님 갑질 행태 끊이지 않아
오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김난도 서울대 교수 "존중받는 소비자 되려면 매너 지켜야"
카페 안 감정노동자들은 바로 커피를 주문받고 일을하는 종사자들이다. 오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다. 이 법은 직장 동료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해당된다. 사진=박혜진 기자

서울 강동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한 달 전부터 두통약을 복용하고 있다. 무례를 일삼는 일부 손님 때문에 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반말 주문은 기본이다. 돈을 던지거나 새치기 주문도 빈번하다”면서 “규정상 ‘시원한 아메리카노 드릴까요?’라고 물어보면 ‘그럼 뜨거운 커피 먹으라는 거냐’라며 화내는 진상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환경부 방침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됐음에도 테이크아웃 한다고 해놓고선 매장에서 몰래 먹는 얌체 손님들이 증가해 골치가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어 “뉴스에서 ‘직장 갑질’, ‘재벌 2세 갑질’ 등 다양한 소식이 보도돼 큰 형태의 갑질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카페와 같이 다양한 곳에서도 작지만 다양한 갑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때 우리나라 서비스업계에서 ‘손님은 왕이다’는 빼놓을 수 없는 말이었다. 지금은 ‘손님도 왕, 직원도 왕’으로 바뀌었다. '워커벨'이라는 신조어도 새롭게 떠올랐다. ‘워커벨’은 ‘worker and customer balance’의 약자로 직원과 손님의 사이의 균형을 일컫는 말로, 직원이 손님에게 친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손님도 직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감정노동자를 향한 갑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며 손님으로 대접받고 싶다면 상대 직원을 먼저 존중하는 매너 있는 소비자가 돼야 한다는 인식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지난해 10월에는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개정됐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언이나 폭행 등으로부터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근로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엔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휴게 시간의 연장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관련 치료 및 상담 지원 ▲고객응대 근로자 등이 폭언 등을 원인으로 고소·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등을 하고 필요한 증거물, 증거서류 제출과 같은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감정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동자에 대한 사업주의 보호 의무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희롱, 욕설 등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아서다. 지금도 동네 카페부터 베이커리, 식당, 병원 등 우리 주변에서 사소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 자영업자와 종업원, 아르바이트생은 반말이나 성희롱적인 폭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감정노동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갑질 고객을 대하는 업주들의 처우 향상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하고 소비자도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클레임>과의 통화에서 “고객과 직원의 관계에서 어떤 질적인 노동을 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존중받는 소비자가 되려면 필요한 매너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해 12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명문으로 규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오는 16일부터 시행된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이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앞으로 피해자는 인사팀이나 고충처리위원회 등에 신고할 수 있다.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도 누구든지 신고가 가능하다.

괴롭힘이 사실로 드러나면 회사는 피해자가 요청하는 근무지 변경, 유급휴가 등을 제공하고 가해자에게는 근무 장소 변경, 징계 등의 조취를 취해야 한다. 신고나자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게 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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