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240원 인상에 대한 중얼거림
[사설] 최저임금 240원 인상에 대한 중얼거림
  • 최미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7.1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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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최저임금위원회

장사꾼들에게 불문율은 한번 올린 가격을 절대 내리지 않는다는 거다. 가격인상 소리는 맨날 들려도 가격인하 얘기는 거의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이유다. 일부 업체들은 생색을 내려고 가격은 가만히 둔 채 제품의 용량을 늘린다. 초코파이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해 대박이 난 오리온 같은 업체다. 이 업체는 자신들이 마치 엄청난 일을 하는 것처럼 가격은 그대로면서 용량 늘린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제조업체에서 제품 중량을 늘릴 때 드는 비용은 얼마 되지 않는다. 원재료비가 들겠지만, 그렇다고 곡소리 날 정도는 아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계산을 해본 후 결정한 조치다. 원재료비 푼돈에 오리온은 소비자들을 위한 착한 기업으로 자사를 포장했다. 그 포장비는 원재료비 몇 푼보다 훨씬 더 많은 효과를 낳는다. 결국 몇 푼 안 들이고 오리온은 수십억원의 홍보효과를 냈다.

반면 가격인상은 안 했지만, 슬며시 중량을 줄이는 업체들도 많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배신도 이런 배신이 없다. 용량 줄이기는 가격인상 효과가 있지만, 이를 공표하지 않고 은근슬쩍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몇 푼 아끼려다 수십억원의 이미지 손상을 가져온다.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제과 모두 이런 일이 있어 비난을 산 바 있다.

최저임금이 240원 올랐다. 경제계는 이 같은 결정이 있기 전에 최저임금을 2000원 깎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경제계 스스로는 자사 제품에 대해 기획 상품 빼고 가격인하를 결코 한 적이 없다. 그런 경제계가 노동자의 임금을 깎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리를 같이 하자면 국민들이 현대차, 혹은 삼성의 제품을 깎아달라고 해야 맞다.

결국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는 경제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듯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240원 인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겠는가. 이럴 바엔 차라리 2000원 깎아주고 국민들도 기업에 제품 값을 깎아달라고 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

아직 우리 경제의 지급능력은 충분하다. 안팎으로 힘들다고 아우성이지만,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원외교에 44조, 4대강에 22조를 쏟아 부었다. 자원외교의 경우 복구비용에만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0조이상의 예산을 허투로 쓰고도 보수진영은 여전히 이명박근혜가 잘했다고 난리다.

70조의 예산 중 10조만라도 빈곤층과 차상위계층에 쏟아 부었다면 우리나라는 아마도 금방 살기 좋은 나라가 됐을 것이다.

최저임금 또한 1만원으로 하고도 남았을 거다.

이런 모든 책임이 적폐야당들에게 있다. 그런데 야당 의원들은 나라 곳간이 위험하다고 매일 불안함을 부추긴다. 경제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없다고 재계는 온갖 엄살을 핀다.

문재인정부 들어서 보편적 복지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김대중정권은 당시 김영삼정권의 IMF경제를 막아내고 졸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에게 돈을 걷어야하는 말도 안 되는 앵벌이까지 국가가 했다. 눈물을 머금고 국민들은 흔쾌히 장롱 안의 금괴를 내놨다. 김영삼정권의 그 어떤 사과도 없었다.

문재인정부는 달랐다. 이명박근혜정부 당시 문제는 그들에게 정확히 책임을 묻고 있다. 문재인정부 스스로는 원래 계획된 길을 가고 있다. 야당에서 예산 고갈 문제를 들고 나오지만, 그게 우리 책임이냐고 반문한다. 문재인정부 들어 보편적 복지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 아동수당에 차상위계층에게는 연금과 월 생활비를 더 주고 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한다. 다만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 문제에 직명해서는 막대한 예산 앞에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자원외교와 4대강, 국정농단만 아니었어도…"라는 말만 반복해서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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