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표절 없는 드라마 제작 어려울까?
[기자의 눈] 표절 없는 드라마 제작 어려울까?
  • 김옥해 기자
  • 승인 2019.08.07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표절 의혹
영화 ‘미스 슬로운’과 유사해
제작사 “개인적으로 ‘미스 슬로운’ 본 적 없어”
김옥해 기자
김옥해 기자

“지금 모두 검색창을 키십시오. 다음 주소를 인터넷 창에 입력해 보세요. www. ‘지진’이라는 파일을 다운로드하세요.”

두 장면에 나오는 대사를 합친 문장이다. 말하기 전까지는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문장은 미끄럽게 전개된다.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이하 ‘검블유’)가 최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포스터. tvN 제공

‘검블유’는 포털사이트에서 일하는 여자들의 일과 사랑을 그려냈다. 남성 배우들로 가득한 드라마 속 지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매회 묘한 쾌감과 짜릿함을 선사했다.

특히 ‘검블유’는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 송가경(전헤진) 등 세 여성 캐릭터를 주축으로 서사를 이끌었다. 직장 선후배 관계인 배타미-송가경과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인 차현-송가경에 워맨스를 가미시켰다. 세 여성이 업무 측면에서 각 회사의 이익관계를 대변하며 경쟁하다가도 포털 업계 정의를 위해서 협력하는 등 여성 시청자가 반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모습을 그렸다.

새로운 여성 캐릭터와 신선한 워맨스 서사로 호평을 받았지만 ‘검블유’는 tvN 드라마답게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검블유’는 첫 방송부터 영화 ‘미스 슬로운’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회의장면, 남자관계, 이직계기, 여주인공 특징 등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특히 오프닝과 결말은 표절 의혹에 불을 붙였다.

‘검블유’는 재벌그룹 KU회장 장희은(예수정)과 며느리 송가경 때문에 청문회에 서게 되는 배타미로 시작된다. 주승태(최진호) 의원과 검색어 삭제, 포털 규제 강화를 두고 설전을 벌이던 배타미는 주 의원의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을 폭로한다. 장면은 6개월 전으로 전환되고 청문회가 열린 이유와 배타미가 주 의원의 미성년자 성매매 정황을 포착하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미스 슬로운’은 주인공인 로비스트 ‘엘리자베스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이 청문회 전 변호사와 면담하는 장면으로 전개된다. 슬로운은 청문회에서 총기 규제 강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 의원의 치부를 밝힌다. 다음 장면에선 청문회 3개월, 1주 전으로 돌아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여준다. 

청문회 주제만 다를 뿐 펼쳐지는 전개와 내용은 매우 비슷하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관계자는 “인터넷상에서 ‘검블유’와 ‘미스 슬로운’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안다”면서 “개인적으로 ‘미스 슬로운’을 보지 못했다. 확인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추후 입장은커녕 마지막 회까지 ‘미스 슬로운’과 유사한 장면으로 채웠고 그대로 막을 내렸다.

유독 tvN 드라마는 표절 논란이 많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포스터 표절 논란이 있었다. ‘아스달 연대기’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또한 일본 TBS에서 방송된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와 내용이 유사하단 시비가 제기됐다. ‘검블유’ 또한 표절 의혹을 피해가지 못했다. 

표절 공방의 경우 저작권에 대한 법 기준이 모호해 시비를 가리기엔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드라마의 주요 모티프가 서사 구성에 미치는 역할은 표절 여부의 기준이 되지만 법적 잣대는 다르기 때문이다.

분명히 ‘검블유’는 칭찬받아 마땅한 점이 많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고 변화하는 사회적 흐름을 잘 반영한 워맨스는 여성 시청자들의 ‘밤 9시 30분’을 책임졌다. 그렇기에 오점으로 남은 표절 논란이 더 아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