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합법화①] 대법원이 쏘아올린 작은 공
[리얼돌 합법화①] 대법원이 쏘아올린 작은 공
  • 박혜진 기자
  • 승인 2019.08.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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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리얼돌 수입 허가해야”
연예인·지인 본뜬 얼굴로 주문제작 가능 ‘논란’
‘리얼돌 수입판매 금지’ 국민청원 26만명 동의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주세요' 청원글이 등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리얼돌’(성인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성인용품) 수입을 허가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는 한 성인용품 수입업체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낸 리얼돌 수입 통관 보류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수입업체는 일본 업체로부터 리얼돌을 수입하면서 2017년 5월 인천세관에 수입 신고를 했다. 인천세관은 같은 해 7월 리얼돌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수입 통관을 보류하는 처분을 내렸다. 수입업체 측은 수입을 허가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1심 법원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사람의 특정한 성적 부위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성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리얼돌 자체가 성인용품인만큼 이를 감안해야 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역시 인천세관의 상고 이유가 이유 없다면서 원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온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연예인이나 지인 등 원하는 얼굴로 리얼돌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는 사이트가 나타났다.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돼버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사이트에서 여성의 가슴과 성기를 본뜬 리얼돌 사진이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 없이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도 옵션 선택에 따른 신체 부위 이미지가 모자이크 처리 없이 나와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제발 리얼돌 수입, 판매를 금지 시켜 달라”고 호소하며 “대법원은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볼 정도는 아니라며 수입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인간이 아니라 남자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은 것”이라며 “리얼돌이 남성의 모습을 본뜬 것이 주였으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움직임 없는 리얼돌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살아있는 여성에게 성범죄를 행할 가능성이 있다. 리얼돌 사용으로 성범죄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가졌지만 움직임이 없어 성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실제 여성들을 같은 인간으로 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7월 30일 오후 5시 기준으로 16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고 7일 마감됐다.  청원동의에는 26만3,792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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