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8년, 새 국면 맞나?
가습기 살균제 8년, 새 국면 맞나?
  • 조희주 기자
  • 승인 2019.09.05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하대 연구팀 “폐손상 3·단계도 가습기 살균제와 연관 있어”
환자·대조군 역학연구로 연관성 첫 입증
지난 6월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가습기넷 법률지원단 변호사들과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ㅇ려고 환경부 등에 대한 검찰 수사와 특조위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지난 6월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가습기넷 법률지원단 변호사들과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 등에 대한 검찰 수사와 특조위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드러난 지 벌써 8년이다. 지난 2011년 8월 31일 질병관리본부가 ‘원인 미상 간질성 폐렴’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에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여전히 진행형인 가운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간질성 폐렴’(폐손상 3·4단계) 환자들도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연관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교실 임종한 교수팀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 이후 ‘간질성 폐렴(폐손상 3·4단계)이 발생한 244명과 건강한 대조군 244명을 대상으로 역한 연구를 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5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됐다.

2017년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 용역으로 진행한 환경환경보건독성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는 400만 여명이다. 건강 피해 경험자는 49~56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사망자는 1431명이며 피해신고자는 6509명이다. 

이들 모두가 피해자로 인정받은 건 아니었다. 정부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지원은 특별구제계정(3·4단계 피해자)과 구제급여(1·2단계 피해자)로 나뉜다. 특별구제계정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한 기업 자금으로, 구제급여는 정부 예산으로 각각 지원한다.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손상 3·4단계 환자들에겐 사실상 정부 지원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폐손상 3·4단계 환자도 가습기 살균제 노출로 간질성 폐렴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폐손상 3·4단계의 간질성 폐렴 환자들이 하루에 가습기 살균제를 9∼11시간, 14∼24시간 사용한 경우 8시간 미만 사용자에 견줘 폐 섬유화가 발생할 위험이 각각 4.54배, 9.07배까지 치솟는 것으로 추산했다. 나노 크기의 입자로 변한 가습기 살균제 물질이 폐 깊숙이 들어가 탐식세포의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인이라고 연구팀은 내다봤다.

임종한 교수는 “가습시 살균제의 누적 노출 시간과 수면 중 누적 사용 시간 등이 1·2단계 환자보다 길지만 이제까지 구제급여 환자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로 폐손상 3·4단계의 간질성폐렴 환자들도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정부 지원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