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벙어리… 정치권의 ‘장애인 비하’ 고질병
정신병·벙어리… 정치권의 ‘장애인 비하’ 고질병
  • 조희주 기자
  • 승인 2019.09.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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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하태경·홍준표·박인숙 등
문희상 “장애인 관련 표현 신중해야”
장애인단체 “정치인들, 장애인 인권 보호 없어”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규탄하며 사과를 촉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연대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연대  제공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규탄하며 사과를 촉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연대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연대 제공

지난달 20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서한이 전달됐다. 일부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표현과 관련해 “그 누구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인식 개선에 앞장서야 할 국회의원들과 정치인은 마땅히 장애인과 관련된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당부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최근 국회의장이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및 차별적 표현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본의 아니게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께 큰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국회 수장으로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만든 국회는 정작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조롱해도 더불어민주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라는 글을 게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12일 “야당 대표가 벙어리라고 비판하니 왜 벙어리가 됐는지 따져 보지는 않고 관제 언론은 벙어리를 장애인 비하라고 시비만 한다”며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외눈박이 세상이 됐다”는 글을 올렸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6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식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난하며 “조 장관은 정신병이 있다. 정신병 환자가 자기가 병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외의에서도 “인지능력 장애에 정신상태 이상하고 과대망상증 심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을 하겠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18일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의 경우 관련 발언 이후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정치인들은 청각장애인은 벙어리로, 시각장애인은 외눈박이로, 정신장애인은 정신병자로, 장애를 가진 국민을 차별과 혐의 대상으로 동원하고 있다”며 “선거 때마다 장애인을 위한 공약을 쏟아내지만 그들의 말속에 장애인에 대한 인권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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