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세계이마트가 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기자수첩] 신세계이마트가 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11.0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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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절’ 표시가 붙은 이마트 매대 모습.

“이 동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다 온 거 같아요. 전단지를 보고 찜해놓은 상품을 사려고 왔는데 저녁도 채 안 된 시간임에도 빈 매대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듣기만 해서 진행하는지도 몰랐는데 직접 와서 겪어보니 대단한 행사였네요.” 지난 2일 이마트 목동점에서 만난 한 소비자의 말이다. 

2015년 10월 처음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는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중국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금요일)에 맛서 한국도 초대형 세일 행사를 벌여보자는 취지였다. 코리아페스타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코세페에는 총 650여 개의 업체가 참여한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논란과 잡음에 휩싸였다. 올해부터는 업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침체한 경기를 끌어올리고 연말 소비심리 상승을 기대했지만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백화점 업계는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할인 부담 특약 지침 논란이 이유였다. 결국 백화점업계는 보이콧을 철회하고 코세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할인 품목 수나 낮은 할인율에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도 비슷할 거란 전망이 있었지만 확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가장 눈에 띈 건 신세계이마트였다. 

신세계그룹은 11월 2일을 ‘대한민국 쓱데이’로 정하고 쇼핑 축제의 날을 선보였다. 행사 당일 신세게백화점 등을 방문한 고객은 600만명에 달했다. 그 중 이마트는 최대 수혜자였다. 쓱데이 당일 이마트를 찾은 고객은 약 156만명이었으며 매출 또한 전년 대비 71% 늘었다. 이마트가 준비한 한우 800마리를 비롯해 32인치 일렉트로맨TV, 트레이더스 65인치 TV 등 가전제품도 모두 매진됐다. 실제 2일 이마트 목동점에서는 한우를 구입하지 못한 채 빈 쇼핑카트를 끌고 가는 소비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옥션 홈페이지
사진=옥션 홈페이지

온라인 시장도 뜨거웠다. 일본 불매운동이 무색할 정도로 일본산 제품도 잘 팔려나갔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 옥션은 오는 12일까지 쇼핑축제 ‘빅스마일데이’를 진행 중이다. 옥션에선 LG전자 ‘그램15 15ZD990-GX30K’의 총 판매금액이 10억여원을 넘어섰다. G마켓에서는 ‘닌텐도 스위치 신형+인기 타이틀 택 1’ 상품이 5억3000만원이라는 총 판매금액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일본 불매운동 분위기 속 닌텐도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태도에 비난을 보냈지만 “대체제가 없는 가운데 무작정 구입을 막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전까지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초라하게 막을 내렸던 코세페였다. 유통업계들은 별 다른 이득을 얻지 못하고 남의 잔칫상만 기웃거리는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제는 달라진 분위기다. 한 이마트 직원은 “그동안 세일 행사는 많이 했지만 이렇게까지 손님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행사 상품을 내놓기 바쁘게 팔려나가 오늘도 창고를 수십 번 오가고 있다”며 “코세페라는 이벤트는 모르지만 닫혀있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건 알겠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 또한 “남은 기간 동안 코세페에 더 집중해 고객들에게 폭넓고 합리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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