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빼빼로데이가 슬퍼요” 지체장애인의 설움
[기자수첩] “빼빼로데이가 슬퍼요” 지체장애인의 설움
  • 김옥해 기자
  • 승인 2019.11.11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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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뜻하는 픽토그램
장애인을 뜻하는 픽토그램

“올해는 그나마 밝은 분위기에요. 항상 매년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의날, 보행자의 날, 농업인의 날보다는 빼빼로데이가 먼저였거든요. 그나마 일본에 대한 안 좋은 시선 때문에 빼빼로보다는 가래떡을 사먹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생겼어요. 점차 바뀌어가는 풍경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체장애인의 날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시거든요. 오늘만이라도 우리를 좋게 바라봐주고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한 지체 장애인 장씨의 말이다.

빼빼로데이가 한물갔다는 반응 일색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바람이 불며 빼빼로 행사 및 판매 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내 따로 마련된 매대에는 팔리지 않은 빼빼로 제품이 가득 쌓여있다.

대신 농업인의 날이 주목받고 있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체불명의 막대과자보단 가래떡을 소비하자는 의견이 가득하다. 그러나 지체장애인의 날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새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로 구성된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전국 곳곳에선 전국지체장애인대회도 개최하지만 그들만의 잔치일 뿐 사회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지체장애인들에게도 관심을 둬야 한다는 장씨의 지적이 충분히 공감가는 대목이다. 이들이 원하는 건 조그마한 관심과 차별 없는 세상이다. 지체장애인의 날에는 지체장애인이 스스로 첫 번째로 소중히 여겨야한다는 의미도 있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소중한 가치로 평가하더라도 타인의 응원과 관심이 없으면 이는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다. 

장씨가 마지막으로 말한 한마디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매번 한계에 부딪히는 우리입니다. 내년에는 지체장애인들에게 관심을 더 가져주시고, 차별 없는 11월 11일이 되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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