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다이어리… 이미지 '과소비' 우려도
펭수 다이어리… 이미지 '과소비' 우려도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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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인지도 편승 현상 이어져
브랜드 희석화 지적… “오히려 브랜드 단명할 수 있어”
자이언트펭TV 유튜브 채널 아트. 사진=EBS

"요즘 '펭수'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출퇴근길 어른들의 핸드폰을 장악하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EBS의 펭귄 캐릭터 ‘펭수’다. 펭수는 EBS 사장 김명중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른다. 또한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해 성인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펭수' 열풍은 식품, 패션 업계에 이어 서점가에도 불었다. 출판사 놀(다산북스)이 펴낸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EBS·펭수 지음)는 정식 출간 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예스24, 교보문고 등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알라딘에서는 1분 만에 200부가 판매됐고 이후 10분 만에 1000부 판매를 돌파했다. 같은 시간 예스24에서도 3시간 만에 1만부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일명 ‘묻지마 예판’을 벌였다. 실구매자들은 “다이어리 안에 뭐가 들어있나요”, “다이어리를 사용하진 않지만 펭수니까 무조건 산다”, “묻고 따지지도 않고 그냥 샀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내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들어간 제품을 소비하겠다는 태도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너도나도 펭수 인기 앞에 줄을 서느라 바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논란에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기보단 인기 캐릭터를 내세워 이미지 변신까지 노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무분별한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이 ‘브랜드 희석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품과 캐릭터의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캐릭터의 이미지와 인기에 기대서 가게 되면 오히려 브랜드가 단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시래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는 “캐릭터 마케팅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제품을 붙임으로써 효과를 만들어낸다”며 “그러나 제품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정체성, 타겟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고 펭수의 인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나중엔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영화 ‘겨울왕국’은 풍부한 스토리텔링 등으로 베스트셀러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펭수 같은 경우엔 세그멘테이션, 포지셔닝 등을 고민하지 않고 인기에만 편승하려는 경향이 있다. 당장은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장기적인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오래가지 못하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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