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파트 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이는 사연
[르포] 아파트 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이는 사연
  • 박명규 기자
  • 승인 2019.12.05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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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대장주로 손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정문.
강남의 대장주로 손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정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나도는 말이다. 이 같은 힐난은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역대 정부 중 부동산값을 잡은 정부는 없다. 오히려 부동산 정책이 나올 때마다 아파트값은 동반 상승했고, 투기과열지구로 선정된 곳은 정부가 인증한 노른자위가 됐다. 웃돈에 웃돈을 주고 아파트 매매에 나서는 이들이 더 늘고 있다. 또한 상승장세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더 비싼 가격에 팔겠다는 집주인들의 짠내나는 눈치게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마포구 용강동에 위치한 마포자이1차 161m2(49평형)가 매물로 나와 거래가 거의 성사가 될 뻔했지만,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였다. 매물가는 18억5000만원. 이 아파트는 2003년도 12월에 지어진 아파트다. 앞으로 4년만 더있으면 20년이 되는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주변 5년에서 10년 된 아파트보다 가격이 비싸다. 층간 소음도 심하고, 세월이 지난 만큼 낡아 떨어진 곳들이 많지만,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지역 내 마포구가 초상승세를 띄고 있는 만큼 상승장에서의 분위기가 값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강남은 더 심하다.

하룻세 5000여만원이 오른다. 강남구의 대장주로 손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 79m2(24평형)의 경우 평당 1억원을 넘었다. 24억5000만원에서 26억원까지 거래가 되고 있는데, 이 또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내년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더 오를 것을 예상해 가격을 미리 낮춰서 팔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바로 옆 퍼스티지 래미안도 상승세는 마찬가지다. 지은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아크로리버파크보다 상승세가 크진 않지만, 10년된 아파트치곤 가격대가 팽팽하다. 11년 된 반포자이 24평형대 또한 10월초 19억원을 넘겨, 12월 현재는 20억이상을 찍고 있다. 그마저도 매물이 없다. 집주인들이 돈을 싸들고 찾아오는 매수자들을 피해기 급급하다.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는 거다.

상승장에서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은 바로 학군이다.

지은지 5년밖에 안 되는 마포자이2차보다 지은지 20년이 다돼가는 마포자이1차의 가격이 더 오르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염리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사립초등학교가 아님에도 사립처럼 교육을 한다는 입소문 때문이다. 학교에서 사립식 교육을 시키는 게 아니라, 유별난 학부모들이 염리초등학교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강남 8학군이 자리하고 있다. 아파트값이 저절로 오르고 있는 이유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은 경쟁력 있는 학군을 더욱 키웠다. 목동과 강남의 집값이 최근 3~4억원 오른 까닭이다. 혹자는 인구절벽을 논하면서 곧 아파트값 붕괴를 얘기한다. 인구 절벽에도 인기있는 위치의 아파트는 가격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모순적 발언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자가 11월 중순부터 12월 5일인 오늘까지 마포와 강남일대를 둘러본 결과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미쳤다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복수의 마포와 강남일대 부동산 중개사들은 "상승장에서 아파트 매물가는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며 "집구조나 방향 등을 고려하지 않고 매물이 있으면 무조건 사기 바쁜 사람들로 넘쳐난다"며 "집은 보지도 않고 계약금 먼저 낸다. 현재 서울 노른자위 부동산 경기의 단면"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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