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용 재판부, 다시 무너진 적폐청산
[사설] 이재용 재판부, 다시 무너진 적폐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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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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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이는 짓이다. 이러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 재판 이야기다. 재판에 앞서 이 재용 부회장은 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를 만들어 앞으로 삼성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비위 행위에 대한 방지 대책을 세웠다. 17일 열린 4번째 공판에서 재판부는 "준법감시위 운영 실효성에 따라 양형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당시 재계에서는 권력의 요구에 어쩔 수 없었던 동침이라며 오히려 이 부회장도 피해자라고 감싸기 바빴다. 시쳇말로 살아 있는 권력이 아버지 때 보고 배운 정치를 답습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었지 않았겠느냐 하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 당시 기업 오너들이 나라에 바친 돈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당시는 애국을 위한 충정이었다면 최순실 박근혜 이재용으로 이어진 커넥션은 상납에 지나지 않는 조폭 같은 구조였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절대 그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이재용 부회장도 국정농단의 한 축으로 봤다. 노동계도 삼성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했고, 분노는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결국 촛불은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고, 이후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목표로 이명박근혜 정부 당시 썩고 곪은 곳들을 가차 없이 도려내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공수처법 설치와 검찰개혁이 코앞이다.

삼성의 준법감시위 운영으로 국정농단의 면죄부를 줘서 안 된다. 삼성은 기업 활동을 하면서 많은 노동자들의 가슴에 한을 맺히게 한 기업이다. 푼돈 몇 푼에 언론을 가지고 놀았고, 돈에 팔려 간 언론들은 잘 훈련된 삼성의 애완견이 됐다. 비리의 핵심 축을 담당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됐지만, 여전히 삼성 그늘에 호위 호식하는 이들이 많다. 정작 잘려나간 노동자들, 사찰 당한 직원들의 인권은 유린된 채 모르쇠로 일관하기 일쑤다.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용희씨의 사연만 봐도 억울하기 짝이 없다.

아직 삼성 때문에 억울한 이들이 너무 많다. 한명 한명 억울함을 달래기도 시원찮을 판에 재판부가 삼성을 끼고 도는 건 삼성에 당한 노동자들에겐 인내하기 힘든 고통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범죄사실이 일부분 소명됐지만, 그로 인해 삼성이 박근혜정부에서 받았던 특혜는 크다. 노동 현장에선 촛불로 태어난 정부가 일부 적폐 세력을 옹호한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온다.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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