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전기노동자③] 건강한 삶은 떠난 지 오래
[배전전기노동자③] 건강한 삶은 떠난 지 오래
  • 김동길 기자
  • 승인 2020.02.05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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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배전 전기 노동자들은 종일 근골격계 부담을 받으며 일을 한다. 반복적인 작업과 어색한 자세, 많은 작업량 등 높은 노동강도는 이들을 골병 나게 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에 몰두하며 노동자들은 자신의 몸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건강하지 않은 채로 노동자가 일에 몰두하면, 모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노동권에 따르면 배전전기 노동자들은 직종 무관하게 어깨, 팔, 손목 등 상지 중심의 부담 작업이 매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근골격계 증상을 경험한 사람 중 어깨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1431명(64.6%)이었다. 이어 팔과 팔꿈치(61.6%), 손(57.2%)이 따랐다. 

배전 전기 노동자들은 22900볼트의 살아있는 전기가 흐르는 특고압 전선을 설치, 보수하는 작업이기에 상지(팔, 어깨, 목 등) 중심의 작업은 피할 수 없다고 한다. 배전 전기 노동자 모두 자재, 공구 등 중량물을 직접 들고 이동, 작업을 한다. 또한 강한 힘으로 밀고 당기는 작업, 위로 끌어 올리는 작업, 장선기나 스마트스틱 등 상지 중심의 반복적인 공구 사용을 한다.

특히 활선공과 사선공은 각각 고소작업차량에 탑승하고, 직접 전주에 매달리는 특징이 있지만, 모두 공통으로 종일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하며 전선을 설치하기 위해 다양한 반복 자세를 취한다. 대부분의 전선과 케이블선 연결 작업(피박, 묶기 등)에서 활선 작업자들은 손목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이들은 회전 작업이 일의 주를 이뤄 전선을 폴리머현수애자 등과 맞물리게 하거나 나사못 등을 뺄 때 펜치나 망치 등으로 두드리는 작업에서 손목 통증을 호소한다. 대부분 작업이 시선보다 위에서 이뤄져 어깨의 들림이 상시적으로 있다.

국소 진동 노출로 인한 육체적 고통도 심하다. 전주에 설비를 설치하고 해체할 때 노동자들이 전등 드릴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소진동 노출이 있어 손가락이나 손목, 팔꿈치에 부담이 된다. 한국노동안전보건소 현장조사 결과 ‘거의 모든 근무 시간 이상 진동에 노출된다’ 응답이 37.1%였다. 3명에 약 1명꼴로 매일 진동 때문에 통증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배전 전기 노동자는 일상적으로 중량물을 취급하는 직업이다. 이들은 매일 아주 무거운, 인력으로 들 수 없는 전선롤, 변압기 같은 것을 제외한 모든 물건을 손수 들어 작업 차량에 싣는다. 이 과정에서 허리 부담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노동자들은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건강과 삶의 질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 문제는 노동자들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일하면, 그 피해가 동료와 시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전 현장에서 통증으로 인해 중량물을 취급하던 배전 전기 노동자가 땅으로 자재나 공구를 떨어뜨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변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시민 안전 측면에서도 배전 전기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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