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배상 우리은행… 중징계 ‘속수무책’
키코 배상 우리은행… 중징계 ‘속수무책’
  • 조현지 기자
  • 승인 2020.02.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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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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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원금손실을 불러온 DLF(파생결합상품) 사태 주범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피해자들에게 신속한 배상을 하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졌다. 외한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도 계속 배상 결정을 미루는 다른 은행과 달리 배상하겠다며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섰다.

신뢰 회복과 반성 차원 진행된 우리은행의 신속한 대응은 조금의 선처도 받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우리은행 노력을 전혀 참작하지 않고 그간 우리은행이 저질렀던 일들을 그대로 징계 수위에 적용했다. 문제는 향후 비슷한 일이 생겨도 우리은행을 계기로 아무 은행도 적극적인 배상에 나서지 않을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임직원들에게 2020년 경영목표인 신뢰, 혁신, 효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임직원들에게 2020년 경영목표인 신뢰, 혁신, 효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DLF 제재심의위원회(이하 제재심)가 열렸다. 지난 30일 제재심은 지난 16일과 22일 열린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 결정이 미뤄져 세 번째로 열린 심사다. 금융감독원은 세 차례나 우리은행 애간장 태우다가 결국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문책을 내렸다. 

우리은행이 제재심에서 중징계 수위를 확정받을 당시 DLF 배상은 70.5% 진행된 상태였다. 현재 우리은행은 504명 피해 고객에게 총 295억원을 배상했다. 

키코 배상 절차도 우리은행은 피해 기업 2곳에 총 42억원을 배상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은행들은 법적 시효 10년이 지난 만큼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고 추가 검토를 하고 있다. 최근 키코 분쟁 대상인 신한은행 등은 이사회를 열었지만, 검토할 사항이 많아 키코 관련해 논의를 뒤로 미루고 있다. 사실상 우리은행만 부담을 안고 10여 년 전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우리은행은 속수무책 수장을 잃었다. 손 회장은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는데, 중징계를 받아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가 됐다.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금융권 취업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우리은행 근무)는 “우리은행이 잘못을 한 건 맞지만 잘못에 따른 책임을 졌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향후에 다른 은행이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도 우리은행을 떠올리며 노력하기 전에 의미를 잃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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