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기수는 왜 죽어야 했나⑤] 개선 없는 안전보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마사회기수는 왜 죽어야 했나⑤] 개선 없는 안전보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김옥해 기자
  • 승인 2020.02.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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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제공
렛츠런파크 제공

경마기수들이 연이어 자살했다. 철밥통 마사회의 조직 내 비리 때문이다. 기수들의 자살로 마사회는 투명 살림을 약속했지만, 생각보다 그 골은 깊었다. <뉴스클레임>은 그간 왜 경마기수들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했는지 총 10회의 시리즈 기획기사를 통해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말>

보고의무를 위반한 사업장 상위 15개 중 3곳이 마사회와 관련돼 있다. 마사회의 서울경마장조교사 협회는 2018년 기준 산업재해보고의무를 가장 많이 위반한 사업장이다. 3위 사업장은 마사회 부산경남본부다. 

공기업임에도 마사회는 산업재개건수를 숨겨 관리감독을 피하기 위해 산업재해보고의무를 위반하는 반칙을 저질렀다. 마필관리사의 경우 산재보상처리 건수가, 기수는 민간재해보험 처리 건수가 보고·처리되지 않았다. 마필관리사와 경마공원의 재해율은 부산 경마공원이 가장 높다. 

경마산업 종사자 조직분야 조사결과를 보면 차별, 불균형 등 암묵적인 관행이 종사자별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마 관계자들은 거친 말을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압도적으로 높은 산업재해율의 원인은 마사회와 마주, 조교사, 마필관리사, 기수의 고용 및 계약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경마 관계자들은 마주와 조교사의 이익을 위한 비용·시간 압박으로 부족한 인력 운영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관계자들은 “업무량 증가시 업무 속도가 빨라져 안전 절차를 따를 수 없다”며 “마필관리사 1인당 마필 관리두수가 많을수록 재해율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환경과 조교 과정에 적응하는 일정기간이 필요하지만 빠른 출전을 위해 조교기간이 단축돼 적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조교가 이뤄져 재해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불안전한 상황에서 작업을 강요하고 마사회의 안전시설 투자 지연으로 낙후된 시설에서 훈련해야 하는 노동 환경도 꼬집었다. 관계자는 “공간대비 훈련량을 고려한 밀도가 높은 경우엔 불필요한 마필간의 자극과 충돌이 발생해 재해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순치조교와 경주마 조교의 미분리, 제도의 불완전 운영 등도 문제라는 게 경마종사자들의 주요 증언이다. 이들은 “조별 재해 발생 수준 차이가 뚜렷함에도 마사회의 관리적 역할 수행은 매우 미비히다”며 “산재발생건수를 마방 대부 기준으로 사용하는 소극적 관리에 그려 산재발생을 감추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경마종사자들은 예방 방안으로 △제도정비 △시설환경개선 △안전체계구축 △일상활동 강화 △안전중심문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 제도정비와 시설환경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들은 “마사회는 재해 예방 및 감축을 위한 필수 조건인 제도정비와 시설·환경 개선의 책임을 맡고 있는 시행체임으로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수, 마필관리사의건강권 보호를 위해서는 △기수면허갱신제도 개선 △표준기승계약서 작성 △적정생계비 보장 △마필관리사 고용안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사회는 기수 면허갱신제도 개선을 통해 기수들을 통제하고 있다. 기수들은 조교사의 지시에 의해서만 경주 출전이 가능한 현실을 감안하면 기수들이 조교사의 부당지시를 어길 수 없는 제도적 환경에 처해있다. 호주는 주 40~45시간, 고용 첫해 5.6주의 연차 휴가 등을 지키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주당근로시간이 55.2시간, 1년에 15일의 연차 휴가 등으로 근로기준법이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아 경마산업 종사자의 근무환경은 매우 열악한 편이다.

경마종사자들은 “경주 기승 회수, 경기 성적에 따라 면허를 갱신하는 규정을 폐기해야 한다. 기수의 권리를 명시한 기승계약서 체결도 의무화해야 한다”며 “경주 출전을 포함한 기승을 하지 않으면 적정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고정 수입이 보장돼야 한다. 또한 부산경마공원 내 모든 조교사들이 조교사협회에 가입해 마필관리사를 집단고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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