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기수는 왜 죽어야 했나⑥] 책임 소멸이 부른 산업재해
[마사회기수는 왜 죽어야 했나⑥] 책임 소멸이 부른 산업재해
  • 김옥해 기자
  • 승인 2020.02.10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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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故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故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

경마기수들이 연이어 자살했다. 철밥통 마사회의 조직 내 비리 때문이다. 기수들의 자살로 마사회는 투명 살림을 약속했지만, 생각보다 그 골은 깊었다. <뉴스클레임>은 그간 왜 경마기수들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했는지 총 10회의 시리즈 기획기사를 통해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말>

“기수와 마필관리사들의 산업재해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기수들의 재해는 민간보험으로 처리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재해 정도는 더욱 심각할 것입니다.” 대다수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경마산업의 산업안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산업안전 관련 사용자 책임, 마주제도 변경의 사용자 책임이 소멸됐다는 것이다.

단일마주제의 경우, 한국마사회는 노동자들과 근로관계를 맺은 사업주로서 산업안전 관련 법령상·계약상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 산업안전 관련 사용자의 의무로는 △산업안전보건법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기준을 준수할 의무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해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증진시킬 의무 △근골격계질환 발생 시에는 근로자를 참여케 해 유해요인을 조사할 의무 등이 있다. 산업안전 관련 근로계약상 사용자의 의무에는 △근로계약상의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인적,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해야 하고 △보호의무를 의반해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를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1992년 경마비리를 겪은 한국마사회는 공정경마를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개인 마주제’ 전면 실시를 제시했다. 1993년 8월 개인마주제로 전환하면서 경마 산업의 고용 관계에는 전면적 변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개인마주제 도입을 위한 법 개정은 개인마주의 등록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조교사나 기수 및 마필관리사와 같은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변화되는 고용관계에 대한 고려는 없다.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단일마주제의 변경은 미리 준비됐던 것”이라며 “1992년 경마비리는 마사회가 개인마주제 전환의 정도에 있어 ‘전면적 개인마주제’를 채택하게 된 근거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한국마사회법을 보더라도 개인마주의 등록 관련 규정은 법률로서 구체적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조교나사 기수의 등록 관련 규정은 법률상 아무런 제한 없이 마사회가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국민의 권리의무관계를 제한하는 침익적 법률이 지켜야 할 법률유보원칙, 포괄위임금지원칙의 위배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마주와 노동자들에 대한 규정의 차이는 마사회법이 고용관계에 대해 어떻게 고려하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말산업 육성법’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의무로서 ‘말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한 말산업 종합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동법에서의 정의 규정 중 말 조련사에 관해서는 경마장에서 경주마를 조련하는 행위는 제외하고 있어 법적 공백이 존재한다. 

2017년 9월 고용노동부의 마사회 특별근로감독결과에서도 산재은폐를 유도하는 마사대부 기준 개선 및 재해에 대한 재발방지계획 수립을 권고했다. 이후 마사회는 2019년 10월 내부의 안전보건관리규정을 제정했지만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 규정을 답습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동 규정의 적용범위는 사내 수급근로자까지로 정하고 있다”며 “말 조교, 관리, 기승에 관한 사고 방지책은 전무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결국 마사회는 개인마주제 도입 이후 기족 직원이었던 조교사, 기수 및 말 관리사와의 관계를 모두 외주화한 뒤 사용자 책임 전반을 회피하고 있다”며 “마사회의 책임과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노동자들은 계속 사회적 문제가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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