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업 ‘내리막’ CJ… 봉준호 기생충 이미경의 힘
음악산업 ‘내리막’ CJ… 봉준호 기생충 이미경의 힘
  • 박규리 기자
  • 승인 2020.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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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으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날렸던 CJ엔터테인먼트가 한국영화산업에 뛰어든 지 25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새웠다.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사로 나선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상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기 때문이다. CJ엔터테인먼트를 보유하고 있는 CJ그룹에 K-pop 등 음악 산업은 보류하고 비비고 만두와 영화 산업에 더 치중하라는 대중들의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 수상의영광을 안았다. 작품·감독·각본·국제장편영화·편집·미술상 등 6개 주요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기생충’은 작품·감독·국제장편영화·각본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영화가 감독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해 ‘기생충’에 찬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CJ엔터테인먼트의 선구안과 헌신적인 노력에도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사진=CJ그룹 제공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CJ그룹 제공

이날 작품상에 수상작이 호명되자 ‘기생충’의 투자 배급을 맡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 주연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기쁨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한국 관객들의 거침없는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남동생인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움직이는 CJ의 역사는 지난 1995년부터 시작됐다. 1995년 미국 영화사 ‘드림웍스’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며 문화산업을 시작한 CJ ENM은 1998년 CGV를 세우고, 2000년부터 영화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CJ ENM의 영화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미경 부회장은 ‘마더’, ‘괴물’ 등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고 한국 영화를 이끌며 꾸준히 해외 진출의 문을 두들겼다. 특히 지난해 8월 ‘기생충’이 오스카 후보에 지명되자 CJ ENM은 오스카 캠페인의 전략 총괄 및 예산 수립·집행을 맡았다. CJ ENM이 오스카 캠페인에 들인 돈만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영화 산업은 마냥 탄탄대로 같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 2014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박근혜 정권 아래서 시련을 겪어야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로부터 영화 ‘광해’와 ‘변호인’이 노무현을 미화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노골적인 경영 퇴진 압박을 받는 등 정치적 풍파를 겪은 이 부회장은 2014년 미국으로 넘어가 한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기생충’을 통해 그동안의 난관을 이겨내고 금의환향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보내고 있다. 특히 여성이 앞장서서 세운 한국 영화 산업의 위상에 일각에선 또 하나의 여성파워가 큰 성과를 이뤄냈다는 긍정적인 평을 내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뉴스클레임>과의 전화통화에서 “연일 나오는 기생충 수상 소식으로 업계 내에서도 큰 환호가 일고 있다”며 “봉준호 감독과 출연 배우들에게도 박수를 보내지만 특히나 비교적 덜 유명한 여자 배우들이 기생충으로 인해 빛을 보게 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기쁘다. 이 관심이 오래토록 지속돼 한국 영화 산업을 비롯해 여자 배우들에게도 좋은 영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기량과 CJ그룹의 든든한 지원으로 한국 영화 역사를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이례적인 역사를 쓰게 됐다. ‘기생충’으로 세계주류 영화계에 우뚝 선 한국 영화를 시작으로 또 다른 역사적인 순간을 낳을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국내 영화 산업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갈지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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