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컵 기부 활동, 국내 보육시설서 4개국으로 확대…서울 외국인학교 김은빈 학생 주도

케냐 포콧 부족 생리컵 기부(위) 미니문 우먼 임파워먼트 콘퍼런스
케냐 포콧 부족 생리컵 기부(위) 미니문 우먼 임파워먼트 콘퍼런스

"앞으로 더 많은 나라의 친구들과 지속적인 온라인 미팅을 통해 생리컵 기부와 여성 인권 향상이라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며, 희망의 달빛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소득층 소녀들의 생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여성의 신체 구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여성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기획한 생리컵 기부 활동 '미니문(Mini Moon)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문 하버드대와 존스홉킨스대 등의 유명 학회에서도 이목이 집중될 정도입니다. 이런 활동을 이끌어 낸 이는 서울 외국인학교 12학년 김은빈 학생입니다.

국내 한 보육시설인 혜심원에서 처음 시작해 현재는 라오스·케냐·인도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2016년 전국적인 이슈였던 '깔창 생리대 사건'이 계기가 됐어요. 아무렇지 않게 여겨졌던 생리대 구입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죠. 그들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 도움을 주기 위해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

김은빈 학생은 일부 생리대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는 자료를 접하고, 보다 안전하며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생리컵을 기부키로 했습니다.

여러 업체에 협력을 요청했고 그중 한 곳으로부터 20개의 생리컵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원받은 생리컵 외에도 추가로 필요한 생리컵과 여성용품 구입을 위해 각종 온·오프라인 활동을 펼쳤습니다.

국내 보육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김은빈 학생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봉사 중인 고아원장으로 부터 충격적인 현장의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케냐 포콧 부족 여학생들의 경우 생리대가 부족해 헝겊이나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고 있고 그것도 여의치 않아 재사용을 한다는 전언이었습니다.

이에 포콧 부족에 50개의 생리컵을 우선 기부했고, 부족장 부인의 공감을 얻어 300개의 생리컵을 추가로 기부하게 됐습니다. 프로젝트에 힘이 실리며 라오스와 인도까지 총 1000개의 생리컵이 전달됐습니다.

이런 활동은 코로나 19 와중에도 국제 학회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지난해 하버드대학에서 주최하는 국제 건강·리더십 콘퍼런스에서 미니문 프로젝트를 발표해 3위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존스홉킨스에서 연 콘퍼런스에 주제 발표 초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WHO 관계자도 초청해 '미니문 우먼 임파워먼트 콘퍼런스'를 열고 다른 나라들과 연대하며 미니문 프로젝트의 취지와 활동을 공유했습니다. 김은빈 학생은 "각 나라에 미니문 프로젝트를 진행할 리더를 세워 프로젝트를 세계화시키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