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하우스]'전문가의 힘' 알버트 비어만과 신재원 현대차 사장 연봉의 시사점

고성능차·UAM으로 미래 신성장동력 이끌어…기술 전문성 성과 보상으로 이어지는 추세

2021-08-18     장시복 기자
알버트 비어만 사장(왼쪽)과 신재원 사장. 현대차 제공

매 분기·반기보고서가 나오는 시점엔 대기업 경영자들의 임금이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은 공시를 하게 돼있습니다. 대다수 샐러리맨들의 꿈입니다.

상반기 보고서가 나오는 이 즈음에도 어느 오너 또는 전문경영인이 높은 연봉을 받았는지 1등부터 순위가 매겨집니다.

거액의 퇴직금을 받으며 경영 일선을 떠나는 경영자(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등), 주요 10대 대기업 오너(신동빈 롯데 회장 등), 삼성전자의 전문경영인(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들이 단골로 상위권에 랭크됩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며 바이오(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등)·IT(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분야 오너들의 등장도 많습니다.

올 상반기에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현대차 였습니다. 정의선 회장(20억원), 알버트 비어만 사장(11억5600만원), 윤여철 부회장(6억7600만원), 신재원 사장(5억2500만원) 4인이 올 상반기 현대차에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정 회장은 오너 경영자로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윤 부회장은 수십년 근속한 그룹 내 최고 노무 전문가로 유일하게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주목되는 건 삼고초려 끝에 외부에서 영입된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연구개발본부장)과 신재원 사장(UAM사업부장)입니다.

비어만 사장은 독일 아헨공과대를 졸업한 뒤 BMW에서 엔지니어로 외길을 걸어오다, 정의선 회장의 제안으로 2015년 현대차에 영입돼 연구개발을 총괄해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첫 외국인 임원 연구개발본부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으며, 현재 현대차 등기임원도 맡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 BMW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 출신으로 유명한데, 현대차에서 고성능 N 개발을 성공적으로 론칭시켰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출시된 아반떼N 등은 대중들이 접근하기 좋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뛰어난 고성능차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개발과 친환경차(순수전기차·수소전기차) 등 현대차의 미래차 사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중장기 미래 먹거리로 UAM(도심형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을 꼽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날아다니는 차입니다. 신재원 사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 전문가(박사) 출신 글로벌 UAM 전문가로 유명합니다.

정 회장이 UAM 개발과 사업 가속화,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체화를 위해 스카우트에 공을 들였고, 2019년 9월 영입됐습니다.

그만큼 신생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공채와 연공서열 같은 기준이 옅어지고 외부 경력 출신이더라도 성과 높은 첨단 기술 전문가들이 인정받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재계에서도 이렇게 전문가들이 성과를 인정받고 보상받는 시스템이 갖춰져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MZ 세대 등 내부의 미래 인재들이 더 합리적이고 공정한 성과 보상 체계와 더 나은 조직 문화에서 일할 수 있도록 꾸준히 소통하려는 경영진들의 노력도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