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하우스]정몽구 韓백신개발에 사재 100억 기부, 위기에 더빛난 노블레스 오블리주
현대차·삼성家 총수들 사회공헌 활발…코로나 시국 존경받는 기업가 재계 확산 기대
"현대차그룹을 성원해주신 국민들께 도움이 되기 위해 국산 백신 개발에 기여할 백신혁신센터에 기부하게 됐습니다. 감염병을 극복해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랍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31일 고려대학교의료원이 추진 중인 '정몽구 백신혁신센터' 설립·운영을 위해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100억원을 기부하면서 밝힌 취지입니다. 기부액 규모도 무척 커 놀랍지만, 사재를 기부해 더 주목받습니다.
이 기부금은 코로나 19 이후 글로벌 감염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국산 백신 개발과 연구 인프라 확충 등에 쓰여집니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대를 이어 "국민들로부터 받은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는 소신과 사회공헌 철학을 가져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후 자동차 불모지에서 글로벌 빅5 완성차그룹을 일굴 수 있었던 것도 국민들의 애정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단 것입니다.
수십년간 대한민국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 기여에도 힘써오면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수의 기부는 그만큼 노블레스 오블레주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정 명예회장은 "모두가 함께 성장, 발전하는 사회적 기반 마련"이라는 사회공헌 철학을 실천해왔습니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 명예회장님은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언제나 고민해 오셨다"며 "대한민국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과정에 명예회장님의 뜻이 더해져 의미가 깊다"고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재 8500억원을 출연해 미래인재 육성, 소외계층 지원, 문화예술 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사업을 펼치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을 2007년 세웠습니다.
지난해까지 13년간 사회공헌 사업에 총 2219억원을 집행했고, 직간접 수혜 인원만 해도 83만여명에 달합니다. 사회 곳곳에서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수행한 셈입니다.
아울러 최근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을 통해 5년간 5개 분야 1100명의 차세대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향후 수혜 대상과 분야를 지속 확대키로 한 바 있습니다.
앞서 삼성도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출소 11일 만에 '3년간 총 240조원 투자 4만명 직접 채용' 파격 발표를 하며, "투자와 고용·상생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여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 이슈 등으로 더 중요해진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워 '바이오 주권 시대'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4월에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사상 최고 수준(약 12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을 실천키로 해 귀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당시 발표에서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키로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빠른 산업화 과정에서 재계 쌍두마차 삼성과 현대의 공과(功過)에 대한 수많은 논쟁이 있지만, 공이 훨씬 더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두 그룹의 창업주가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로 손꼽히는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투톱 기업과 총수가 계속 사회 공헌 실천을 이어가면서 다른 기업, 기업가들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열기가 번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렇게 초유의 코로나19로 어려울 때 일수록 국민들의 뇌리에는 더 오래, 깊게 각인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