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커지는 요소수 부족 사태, 건설 현장 멈추나
건설기계 요소수 폭등사태 정부대책 촉구 기자회견 요소수 공급 해결,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 및 처벌 등 요구
[클레임노동=박명규 기자] “1만원도 안하던 게 10만원 넘게 치솟았습니다. 남은 양도 별로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빠르면 일주일 내에 모두 바닥납니다.”
전국이 요소수 부족으로 시끌하다. 덤프트럭, 레미콘, 굴삭기 등 건설기계 조종사들은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다. 요소수를 사야 일을 할 수 있기에 최대 10배 이상 오른 가격에 화도 못 내고, 요소수가 없어 일을 못하더라도 그 손실을 온전히 본인 혼자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 내몰린 건설기계 조종사들은 정부에 특수고용직 건설기계 노동자에 대한 구제방안과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빠르면 일주일, 평균 12일 안에 보유한 요소수가 바닥날 것이다. 그 전에 정부는 대책을 마련해 생계고에 직면한 노동자들을 살려야 한다”고 밝혔따.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지난 7~8일 이틀간 조합원 2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요소수를 더 구하지 못할 경우 남은 요소수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기간을 평균 12일로 내다봤다. 이미 운행 중단을 경험한 조종사는 32.4%나 됐다.
폭등한 가격에 요소수를 구매한 조종사들도 상당했다. 과거 1만원 이하가 대부분(85.8%)이었던 10ℓ짜리 요소수 한 통을 최근에는 1만원 이상에 샀다는 응답자가 81.4%였다.
건설노조는 “요소수를 구할 수 없어 주유소, 대리점마다 찾아다니고 있다. 하다하다 인터넷으로 해외 직구까지 시도하고 있지만, 10명 중 3명은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일을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더 심각한 건 이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주일, 길어도 보름이면 남은 요소수를 다 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요구안으로 ▲요소수 공급 해결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 및 처벌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이 중지된 건설기계 노동자 구제방안 마련 등을 내세웠다.
건설노조는 “시장에서는 요소수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심지어 이들의 매점매석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요소수 매점매석을 단속, 규제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정부는 손실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위해 구제 방안과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