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하우스] 신년회·CES서 연초부터 드러난 혁신과 도전 의지
메타버스 등 파격 형식 신년회 주목…CES 2022서도 '범현대가' 등 韓기업 젊은 총수들 맹활약
2022년 임인년(壬寅年) 첫째 주(근무일 기준)가 지나 갔습니다. 재계도 연초부터 빅 이벤트로 분주합니다.
기업마다 신년회(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새해의 경영 방침과 철학을 대내외에 공표합니다.
최근 재계에선 해마다 1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CES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로 꼽힙니다.
원래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로 전자 기업들의 행사였으나 최근 수년간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테크 기업 들 뿐 만아니라 자동차 기업, 중후장대 산업 기업 들까지 전방위적으로 참여하는 혁신 트렌드의 장이 됐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올해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중차대한 격동의 시기라고 모두 입을 모읍니다.
그만큼 많은 재계 총수들이 혁신과 도전 정신을 키워드로 강조했습니다. 유통 맞수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우연히 올해 신년사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라는 '아이스하키 레전드' 웨인 그레츠키의 명언을 동시에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유통 산업은 e커머스의 확대와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빠른 만큼 새로운 시도로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상황인식과 주문으로 풀이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타 업종 대기업들도 도전을 강조했습니다.
신년사 내용 뿐 아니라 형식도 확 달라졌습니다. 과거 총수들이 강단에 올라 준비된 글을 읽으며 임직원들에게 훈시하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코로나 상황도 있지만 이제 이메일이나 화상을 통한 신년사 낭독은 보편화됐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열흘 빠른 지난해 12월 20일 신년 인사를 전세계 직원들에게 발빠르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메타버스 안에서 전세계 직원들과 신년회를 열어 소통하는 파격을 보여줬습니다. 코오롱은 CEO 대신 최우수 직원이 신년사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시무식 대신 직원들을 위한 미니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올해 기업들은 고객 경험을 최우선시 하고 있는데 그 전에 직원들의 행복이 먼저 선행돼 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입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초 한해의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CES. 올해 CES 2002에선 한국 대기업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다는 평가입니다.
코로나로 비대면 문화가 대세가 되면서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첨단 기술들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경계를 넘어 로봇과 메타버스를 결합한 '메타모빌리티'를 화두로 꺼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미 전기차·수소전기차 시장에서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는 로봇 뿐 아니라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앞서간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현실의 스마트팩토리를 메타버스에 그대로 옮긴 '메타팩토리'를 올해 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완공에 맞춰 구축합니다.
정 회장은 삼성전자 부스에도 들러 신기술들을 참관하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습니다. 시장에선 대한민국 대표 전자-자동차 기업간의 차량용 반도체 등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습니다.
또 '범 현대가'인 현대중공업의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도 처음으로 CES에서 발표에 나서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바다 위의 테슬라'를 노리는 셈입니다. 현대중공업 부스에도 '사촌'인 정의선 회장이 찾아 대화를 나눠 화제를 모았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3~4세 시대로 세대교체가 되면서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선 혁신 기술에 대한 도전에 나서는 양상"이라며 "수소 산업 뿐 아니라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간의 협력과 소통도 늘어나는 것도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