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복 입고 경고파업 나선 가축위생방역 노동자들, 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지부, 20일 1차 총파업 결의대회 진행 현장 인력 충원, 비정상적 기관 운영 정상화 등 요구

2022-01-20     박명규 기자
20일 오전 농림축산식품부 정문 앞에서 개최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지부 1차 총파업 결의대회’. 사진=공공운수노조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방역사, 검사원, 예찰원 1000여명이 20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 설립 10여년 만에 나서는 첫 파업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지부(이하 방역본부노조)는 이날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27일까지 경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요 요구안은 ▲비정상적 기관 운영 정상화 ▲현장 인력 충원 및 처우 개선 ▲국가방역시스템 전면 개편 ▲노사정 협의 구성 등이다. 경고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와 사측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을 시 이후 무기한 전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역본부노조에 따르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조직 정원 1274명 중 정규직은 55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219명은 무기계약직에 머물러 있다.

현장 인력도 부족하다. 가축방역업무는 2인1조가 원칙이지만, 지난해 상반기(1월~5월) 조사결과 총 12만5418건 중 1만3685건이 1인 근무를 실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제주는 76.4%가, 전남은 24.1%가 1인 근무를 실시하고 있었다.

인력 부족은 과중한 업무와 안전사고로 이어졌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정원대비 사고 비율은 지난해에만 전체 정원의 4.0%에 달했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사업장의 요양재해가 0.57%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특히 2019년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업무량이 폭증하고 있으나, 인력충원은 업어 지난 3년간 이직한 방역사는 69명에 달했다. 

방역본부노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이번 파업은 지금까지 정부 핑계대기에 급급했던 가축위생방역본부 중앙에 대한 분노가 많은 부분을 이루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업무과중 해소, 현장중심의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라는 것이다. 악성가축전염병 발생 시 외면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파업 상황에서도 뒷짐만 지고 있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지금이라도 문재해결을 위한 노력하길 바란다.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