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진자 10만명 육박, 제2의 코로나 시대 신중히 준비해야
한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행되면서 감염병 시대의 끝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솟구쳤다. 그러나 그 기대감은 온전히 누리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는 약 한 달 반 만에 ‘멈춤’에 들어갔고, 지금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지금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만명대를 유지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단숨에 3만명 이상 뛰어올라 16일 9만443명을 기록했다. 당장 내일 1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오는 18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7일 ‘일상회복 지원 위원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18일 조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영업시간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사적모임 인원 8명까지,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완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계속되는 일상의 얽매임으로 답답함과 힘듦이 호소되고 있는 만큼, 조금은 느슨한 거리두기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긴 하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성급하게 방역을 완화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방역당국의 예측대로라면 이달 말 하루 17만명의 확진자가 쏟아질 텐데, 거리두기 완화가 오미크론 확산 과정에 자칫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새 방역체계의 허점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재택치료 시 셀프관리를 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지 일주일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건지 갈피를 못 잡겠다는 불만이 많다. 자가진단키트 품귀현상도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비대면 지료를 시작한 동네 병·의원도 바뀐 지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결코 오미크론의 위중증 전환율이 낮다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결정이라 할지라도 거리두기 완화는 아직 이르다. 답답하고 더디더라도 다시 한 번 신중을 기해 일상회복의 균형점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앞서 서두르다가 1단계에서 멈춰버린 ‘단계적 일상회복’의 실패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확진자 수가 안정되고 새 방역체계의 허점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방역 고삐를 풀어서는 안 되며, 거리두기 완화 발표를 신중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