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공자의 해법… “정치는 이렇게”

2022-03-15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섭나라 임금 섭공이 공자를 찾아와서 질문했다.

“정치가 무엇입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란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이 그리워서 따르도록 만드는 것입니다(政在悅近而來遠).”

노나라 애공도 공자에게 정치가 무엇인지 물었다.

“정치란 현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政在選賢).”

제나라 경공도 공자에게 문의했다.

“정치란 경비를 절약하는 것입니다(政在節財).”

동쪽에 있는 나라의 ‘차기 지도자’도 공자에게 정치가 무엇인지 가르침을 청했다. 사람들이 큰 활을 잘 쏘고 군자가 많이 사는 나라의 지도자라고 했다.

“아주 쉽습니다. 임기 끝까지 초심(初心)을 잊지 않고 계속 유지하면 성공한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4명으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공자의 대답은 모두 달랐다. 제각각이었다. 공자는 상대방에 따라 대답을 다르게 해주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공자의 대답은 하나같이 짤막했다. 그 바람에 공자의 제자는 알쏭달쏭했다.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4명이 다녀간 후 공자에게 질문했다.

“네 사람이 똑같은 것을 물었는데 어째서 대답은 똑같지 않았습니까.”

공자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자세하게 일러줬다.

“섭나라는 국토가 작은데 도성만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성에게는 모반의 기미가 있다. 그 때문에 가까이 있는 자를 기쁘게 해주고, 멀리 있는 자들은 따르도록 만들라고 충고해준 것이다.”

“노나라에는 3명의 대신이 있다. 이들이 밖으로는 이웃나라의 현인이 만나러 오는 것을 방해하고, 안으로는 임금의 눈을 가리며 제사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현인을 맞아들이라고 했다.”

“제나라는 성문을 건축하고, 누각을 새로 세우는 등 공사를 많이 벌이면서 300승이나 되는 공사비를 지출했다. 그러니 앞으로는 경비를 절약하라고 지적해준 것이다.”

공자는 동쪽 나라 지도자에 대해서는 조금 길게 얘기해줬다.

“동쪽 나라의 현재 지도자는 임기 초에는 백성의 환영이 대단했다. 초심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초심을 잃고 말았다. 오죽했으면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이 나왔을 정도다. 그 나라의 석학들이 이를 ‘아시타비(我是他非)’라고 꼬집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없는 사자성어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초심과 어긋나고 말았다.”

공자는 잠시 숨을 돌리고 말을 계속했다.

“그래서 동쪽 나라 차기 지도자에게 초심이 중요하다고 말해준 것이다. 초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앞 지도자와 반대로 하면 된다. 앞 지도자를 ‘반면교사’를 삼으면 그 나라는 잘 굴러갈 수 있을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