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도 지금도 ‘민중 생존권 쟁취’ 투쟁
21일 최옥란열사 20주기 빈민·장애인 투쟁 선포 기자회견 빈곤사회연대 등 “빈곤·차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 변화돼야”
오는 3월 26일은 최옥란 열사의 20주기다. 최옥란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철로를 점거한 중증장애인 당사자였고, 기초생활보장제도 최저생계비 현실화와 생존권 쟁취를 요구하며 명동성당 농성 등을 전개했던 수급자다.
최옥란 열사의 죽음으로부터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도시빈민 노점상, 철거민, 홈리스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맞서 저항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시설입소중심의 장애인정책과 비장애중심사회를 끝장내기 위해 지하철을 점거하며 투쟁하고 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빈곤사회연대,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등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최저생계비 현실화와 민중 생존권 쟁취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비장애중심사회 끝장내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사회를 끝장내기 위한 투쟁을 선포한다”고 외쳤다.
빈곤사회연대 등은 “최옥란 열사가 외쳤던 ‘최저생계비 현실화와 민중 생존권 쟁취’ 요구는 현재에도 유효하다. 2022년 현재에도 전국 곳곳의 최옥란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투쟁하고 있다”며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옥란의 죽음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 왜 여전히 쫓겨나고 내몰리며 일상에서 폭력과 모욕을 마주해야 하는가”라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시장주의적인 성장과 개발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장애인, 도시빈민 노점상, 철거민 등이 겪고 있는 빈곤과 차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개발로 인한 퇴거를 당연시하고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낙인을 용인해 온 사회가 현재의 위기와 불평등을 만들어냈다”며 “불평등 보완이 아니라 불평등을 만들어내지 않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빈곤과 차별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싸움에 나설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