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작가 유시민의 가상화폐 ‘신기루론’
[뉴스클레임] 지난 2018년, 유시민 작가는 가상화폐를 ‘신기루’라고 주장했었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누군가가 장난쳐서 돈을 빼앗아 먹는 과정이다.… 거품이 딱 꺼지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사려고 들 것이다. 다 허황된 신기루를 좇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이 ‘신기루론’ 때문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유 작가의 이 주장이 지금 현실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어떤 투자자는 가상화폐 ‘루나’에 18억 원을 투자했는데, 달랑 485만 원만 남았다고 했다. 수익률로 따지면 무려 ‘마이너스 99.7%’에 달했다.
또 어떤 직장인은 1300만 원을 루나에 투자했지만 5만 5000원으로 급락했다고 한다. 수익률은 ‘마이너스 99.6%’였다. 주식으로 본 손해를 가상화폐로 만화하려고 했지만 그것마저 날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투자로 돈을 번 사람도 물론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99% 수익률이라면, 투자 원금을 모두 까먹은 셈이다.
가상화폐 투자로 별 재미를 볼 수 없었다는 조사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신한은행의 ‘미래설계보고서 2021’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 가운데 56.6%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었다. 원금의 10% 미만 손실이 21.2%, 20% 이상 손실은 35.4%나 되었다.
금융자산 1000만 원 이상인 30~59세 직장인 남녀 중에서 30대· 40대· 50대 100명씩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보고서는 30대의 경우 50%가 손해를 보고 있었다고 했다. 원금의 10% 미만 손실이 14.3%, 20% 이상 손실은 35.7%였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실패담’을 털어놓은 적 있었다.
“부처님 오신 날 딱 100만 원어치를 샀는데 나흘 만에 80만 원이 되고 20만 원이 날아갔다”고 밝힌 것이다. 원 전 지사는 가상화폐에 투자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투자를 체험하고, 이를 공개해서 앞으로 정부에 대한 발언권을 갖기 위해서”라고 했었다.
이랬던 가상화폐 투자가 ‘마이너스 99% 쪽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거래소들이 루나의 상장폐지에 나서고 있어서 돈 건지기는 어렵게 생겼다.
가상화폐 ‘휴지조각’에 대한 경고도 있었다. 지난해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가상화폐의 휴지조각을 경고하면서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했었다.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는 “가상화폐가 지급수단으로 사용되는 데에는 제약이 아주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몇 해 전에도 가상화폐 투자 실패 사례가 여럿 있었다. 서울의 명문대학생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돈을 모두 날리고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어떤 20대는 “가상화폐 1500만 원을 전자지갑으로 송금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편지를 서울 시내 70여 아파트 가구에 무차별 발송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 20대는 가상화폐에 투자했지만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