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대통령 외교에 붙은 ‘수식어’

2022-09-23     문주영 편집위원

 

플리커

 

[뉴스클레임]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찬사는 요란했다.

“진심외교, 안타외교, 홈런외교, 설득외교, 평화외교, 소프트외교, 선견․선도외교, 입체외교, 중재외교, 식당외교.…”

김정숙 여사의 외교도 보태지고 있었다. ‘내조외교’, ‘배려외교’ 등이었다.

문 대통령 스스로 ‘균형외교’를 강조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밝힌 것이다.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고 있었다.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쓰기도 했다.

비판도 없지 않았다. ‘감정외교’, ‘갈등외교’라는 비판이었다. ‘뜬구름 정상회담’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혼밥외교’였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은 ‘외교의 달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외교의 달인’이었다. 찬사가 대단했다.

“실리외교, 경제외교, 세일즈외교, 친분외교, 안보외교, 품격외교, 대중외교, 공공외교.…”

이 가운데 ‘대중외교, 공공외교’는 박 대통령이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영어, 중국어를 구사하면서 그 나라 국민에게 다가갔다”고 붙인 것이었다. “과거 정권과는 다른 외교의 새로운 양상을, 전 세계적인 글로벌 리더로서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찬양하기도 했다.

‘중동 4개국’을 순방했을 때는 한 번 대접받기도 어려운 ‘낙타요리’를 두 번이나 대접받았다고도 했다. ‘아랍권의 최고 환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는 많이 밀리는 듯 보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외교를 ‘공여외교’ ‘기여외교’라고 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관련, 대통령실의 평가다.

반면, ‘악평’이 ‘호평’을 능가하고 있다.

“외교참사, 조문 없는 조문외교, 빈손외교, 구걸외교, 망신외교.…”

여기에다 문 대통령을 비판할 때 등장했던 ‘뜬구름 외교’도 ‘재생’되고 있다. 아예 ‘외교 홀대론’까지 나오고 있다. “상갓집에서 조문하지 않고 육개장만 먹고 온 것 아닌가”하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한 발언은 ‘망신외교’라는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록을 ‘왼쪽 페이지’가 아닌 ‘오른쪽 페이지’에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 때문에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오대수 외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갈지자 외교’라는 악평도 있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오락가락 외교’라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닮은꼴’이 있었다. 문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좋은 평가’는 주로 ‘친문’ 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친박’ 쪽의 찬사였다는 ‘닮은꼴’이었다. 윤 대통령의 경우는 아직 외교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친윤’ 세력이 무족해서 ‘악평’이 ‘호평’을 능가하는 것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