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사평역 이태원 참사 분향소, 서울광장으로 통합… "尹, 면담 요청 거부말라”

유가족협의회 "녹사평역 분향소 철거, 서울광장 분향소로 통합 운영"

2023-02-14     김성훈 기자
14일 오후 녹사평역 시민분향소 앞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녹사평역 분향소 이전·통합 기자회견'. 사진=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뉴스클레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서울광장으로 이전해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인근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9명의 희생자를 온전히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려 한다"고 밝혔다.

녹사평역 분향소는 지난해 12월 14일 처음 설치됐다. 이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 4일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두고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유가족 측은 녹사평역 분향소를 철거하고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로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시청 분향소로 이전 통합해 시민들과 함께 온전한 추모를 할 것"이라며 "이제는 서울시와 대화를 중단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하겠다. 대통령은 우리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지 말고 자신 있게 받아들여 달라"고 촉구했다.

서채완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서울시의 분향소 철거는 피해자분 아니라 우리의 존엄성을 해하는 조치로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159명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건 유가족과 시민들이 당연히 요청할 수 있는 권리이자 피해자 회복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절대적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영정을 챙겨 서울광장 분향소로 떠났다. 녹사평역 분향소에 있던 영정은 유가족들이 각자 보관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자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15일 오후 1시를 서울광장 분향소 자진철거 기한으로 제시한 상태다. 

서울시는 "분향소와 추모공간에 대한 유가족들의 호소와 아픈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서울광장에 설치된 시설물은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 다만 분향소 장소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가족 여러분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