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조폭과 ‘건폭’

2023-02-23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8·15 광복 직후 ‘3가지 바보’가 회자된 적 있었다.

중국에서 돌아온 사람 중에서 장군이 아닌 사람은 바보, 미국에서 돌아왔는데 박사가 아니면 바보, 국내에 있으면서 적산가옥 한 채 건지지 못한 사람도 바보다. 그래서 ‘3가지 바보’였다.

‘3가지 당(黨)’도 있었다. ‘정당’과 ‘식당’ 그리고 ‘불한당’이다.

광복을 맞아 정치바람이 불면서 정당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었다. 가난한 서민들은 소규모의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장사는 ‘식당’뿐이었다. 북에서 월남한 사람과 징용 끌려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은 일자리를 얻지 못해서 ‘불한당’처럼 몰려다니고 있었다. ‘불한당’은 요즈음 용어로 ‘깡패’ 또는 ‘조폭’이다.

이렇게 ‘3가지 당’이었다. 제대로 먹지도, 살지도 못하던 시절의 현상이었다.

그런데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판에서는 이른바 ‘팬덤정치’가 요란해지고 있다. ‘나무위키’는 이를 “대다수 국민의 민심이나 상식에 의한 정책이나 입법행위가 이루어지는 정치행위가 아니라, 극성 지지자들의 입김과 이득만 반영되는 정치행위”라고 풀이하고 있다.

‘개딸’이라는 말도 생겼다. ‘개혁의 딸’이라고 했다. ‘개아저씨’, ‘개삼촌’ 등의 ‘파생어’로 진화하고 있다.

정치판의 삿대질은 네티즌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사건건 논쟁이고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아니면 ‘적’이다. 그 바람에 너도나도 정치다. 온통 정치다.

이른바 ‘먹는장사’는 포화상태다.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 직장을 때려치운 사람들이 먹는장사에 나서면서 치킨가게, 커피가게 등이 넘치고 있다. 정부가 신규점포의 거리를 제한할 정도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고, 빚만 쌓이고 있다. 자영업자의 금융대출은 1000조 원을 넘고 있다. 은행이자가 오르면서 ‘고금리 폭탄’까지 맞고 있다.

여기에 ‘난방비 폭탄’이 겹치면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30%, 도시가스요금은 40%나 치솟는 바람이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 하소연이다.

‘조폭’은 곳곳에서 설치고 있다. 무슨 파와 무슨 파가 ‘집단난투극’을 벌였다는 보도가 잊을 만하면 들리고 있다. 그것도 도심 한복판에서 싸움질이다.

심지어는 10대의 ‘소년’들도 조폭 흉내를 내고 있다. 며칠 전 보도에 따르면, ‘무서운 10대’들이 경기도 고양에서 서울로 장소를 옮겨가며 벽돌 등 흉기를 들고 패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14~17세 남녀 중고생이 입건되었다고 했으니 ‘여학생’도 포함된 듯했다. 학교에서 싸움을 하는 ‘학폭’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폭력배가 생기고 있다. ‘건폭’이다. 건설현장의 일부 ‘강성’ 노조원이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서 건설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다. “단속이 일시적으로 끝나면 안 될 것”이라도 했다. 대통령실은 ‘건폭’과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것 같다”고 했다는 보도다.

하지만 ‘낙인’ 찍듯 몰아붙이면 반발과 저항도 쉽지 않을 것이다. ‘조직적’이라고 했으니, ‘조직적’으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