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의 식판[포착]

2023-03-17     김서윤 기자
16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진행된 학교급식노동자 사진전. 사진=서비스연맹

[뉴스클레임]

살기 위해 먹는 밥이 만드는 자들을 죽이고 있다. 정확하게는 밥을 만드는 '노동환경'이 노동자들을 못살게 군다.

행주로 급식실의 식탁을 닦고, 조리실 후드를 청소하는 급식실 아주머니들의 모습.

급식을 늦게 먹을 때나 학교 청소시간에 급식실을 지나가다 볼 수 있는 아주 일상적인 모습들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허리를 다치고, 어깨가 아프고, 미끄러져서 사고를 당하고, 떨어져서 병원에 가야하는, 위험한 일이었을 줄이야.

"오늘도 계시네요?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급식이 맛있어요"라고 건네던 인사도 부끄러워진다.

매일 본다고 반가워했는데, 인력이 부족해서 아픔을 참고 일하는 급식실 아주머니에게 철없이 건네던 인사였다.

참으로 부끄럽고 반성한다.

하지만 진정한 반성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해야 한다.

눈물을 흘리고, 울먹거리며 학생들이 조리 선생님들이, 급식실 아주머니들이 학생들에게 아파야만 먹을 수 있는 식판을 주고 싶지 않다는 그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은 건강한 노동으로 채워진 건강한 식판을 받고, 학교급식노동자들은 건강한 노동환경에서 건강한 식판을 줄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