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삶, 얼마나 준비됐나] ②'정년연장' 고민이 필요한 시점

2023-05-19     김동길 기자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사진=구로구

[뉴스클레임]

백세장수시대다.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닌 어떻게 건강하게 사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인류의 가장 큰 소망인 '장수'가 이뤄졌지만, 우리에겐 새로운 숙제가 내려졌다. 바로 '노후준비'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나와 제2의 삶을 살 기회가 주어짐에도 생활비 부담 등으로 일을 손에 놓지 못한 이들이 많다. 사실상 은퇴가 없는 삶의 연속이다. 막상 장수 시대가 되니 장수가 재앙일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뉴스클레임>에서는 은퇴 후 삶은 어떠한지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 보았다. 편집자·주

우리 사회의 출산율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1990년대생에게 희망을 걸며 7년 후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90년대생들은 "사고가 안 나는 날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겠냐"며 코웃음을 친다. 

아이는 태어나지 않는 반면 노인들은 많아지고 있다. 의학과 기술의 발전,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화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국가소멸까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여기서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바로 '정년 연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균 수명이 60~70세였던 과거에는 60세만 돼도 어르신 소리를 들었지만, '백세장수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오늘에는 70~80세가 돼도 건강이 좋아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88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3만7000명 감소했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 취업자는 627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만2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의 경우 1년 전보다 18만2000명 줄어든 843만4000명을 기록했다. 해당 연령의 고용률이 46.6%인 것을 고려하면, 인구 자연 감소로 감소한 청년층 취업자는 약 8만5000명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고용 상황 변동으로 인해 줄어든 청년 취업자라고 볼 수 있다. 

6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639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43만5000명 증가했다. 이 연령의 교용률이 46.2%인 것을 고려하면 약 20만1000명의 취업자가 새로 생겨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고용 상황 변동보다 저출산·고령화로 젊은 층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일할 사람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고령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해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다 할 노후 준비 없이 직장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 중년층 노동자들의 소득보호 및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정년 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시 말해, 고령화가 급속화되고 60대 이상 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는 맘큼 현재의 '만 60세'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한국노총은 '초고령사회 대응 정년연장과 연령차별 법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고 법정 정년연장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고령 인구 급증은 부양 부담으로 이어지고 연금 및 복지재정이 크게 늘어 국가재정 악화로 이어지며, 국가재정 악화는 고령 빈곤 문제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계속 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법정 정년연장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60세 정년 의무화는 55~59세 남성의 노동시장 구조를 50~54세와 유사하게 변화시켰다"면서 "임금피크제는 50대 후반의 임금을 하락시키면서 동시에 고용유지 증가로 50대 초반과 유사한 임금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년 60세 의무화는 30인 이상 고용 사업체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대기업에만 효과가 제한된다는 우려는 과도하다"며 "50대 초반에 이미 권고사직 등으로 물러나는 현상이 여전해 정년연장이 무용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55세 정년이 일반적인 사회보다는 60세 정년인 사회에서 55세 고령자의 재취업이 더 쉬울 것처럼 사회 일반의 고령층 노동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년연장이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