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건폭’ 잡는데 건설회사 잡히면?

2023-06-22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건폭을 강조하고 있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건폭이 멈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건폭은 윤석열 대통령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했다. 조직폭력인 조폭과 학교폭력인 학폭등을 빗댄 표현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업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설현장의 노조 불법행위를 아프리카에도 없는 무법지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에 건설현장에서 일도 안하고 돈만 받는 가짜 근로자를 퇴출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같이 건설 노동자를 백안시하는 와중에 건폭양회동 씨가 분신, 숨지고 있었다. 건설노조는 양 열사를 추모하면서 노조 탄압 중단과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건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가며 노조를 기득권 비리세력으로 낙인찍고 정당한 노조행위를 불법으로 매도한 탓에 벌어진 것이라고 지원하고 있었다.

정부도 여당도 건폭에 이렇게 신경을 세우면, ‘건설정책전반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건설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해 들어 이달까지 6개월 동안 6개 건설회사가 부도를 냈다고 했다. 또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는 5월까지 145건이나 되었다. 작년 같은 기간의 89건에 비해 62.9%나 늘었다고 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건설회사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건설회사가 이처럼 휘청거리는 것은 당연히 건설경기가 나쁘기 때문이다. 미분양주택이 4월말 현재 71000가구에 달하고 있다는 통계다. 아파트를 지어도 팔리지 않는 것이다. 지방이 특히 심하다고 했다.

어떤 건설회사가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할 경우, 그 건설회사만 돈을 버는 게 아니다. 다른 업종도 돈을 만질 수 있다. 건설회사에 납품을 하는 철근·시멘트·나무·가구·판유리·제지업종 등이다.

공인중개업자, 이삿짐센터, 인테리어업자 등의 일감도 늘어날 수 있다. 청소·조경·용역업자 등에게도 일감이 돌아갈 수 있다. 아파트 건설은 이렇게 많은 분야에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 일자리도 따라서 늘어날 수 있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는 하루를 허탕 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그래서 부동산 경기는 일반 경기를 선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3월말 내수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부진한 수출을 내수로 만회해야 나라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부동산 경기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경기도 내수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서민도 돈을 만지게 될 수 있다. 이는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대책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김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도 건폭이다. 김 대표의 표현처럼, 앞으로도 건폭을 멈추게 몰아붙일 모양이다.

하기는, ‘건폭을 완벽하게 잡는 극단적인 방법은 있다. ‘건폭이 월급을 받는 건설회사가 저절로 잡히도록 방치해서 일자리를 잃도록 만들면 간단할 수 있다. 그 대신 나라 경제는 엉망이 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