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급식 잘 나간다는데… 급식노동자들은 '폐암' 확진

28일 국가책임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기자회견 학비노조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국가가 책임져야"

2023-06-28     김서윤 기자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국가책임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기자회견'. 사진=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뉴스클레임]

학교급식노동자들이 폐암 산재 피해 책임을 요구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급식실 폐암 산재 피해 조합원들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학비노조는 "오랜 기간 정부와 교육청을 상대로 환기시설 개선, 배치기준 완화 등의 노동환경 개선사항들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정부가 외면한 열악한 노동환경이 학교급식 노동자의 집단폐암산재의 원인이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국가배상 소송 제기배경을 설명하고 나선 김수정 수석부위원장은 "무상급식이 국민적 지지 속에서 결실을 맺는 동안 정작 학교급식을 떠받치고 있던 학교급식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다"며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폐암 산업재해의 책임이 정부와 교육청에 있다"고 말했다.

소송 대리를 맡은 임자운 변호사는 "폐암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재산적, 정신적 피해가 온전하게 보상되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모든 피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7년동안 학교급식노동자로 일하다 폐암 확진을 받은 노동자도 참석했다. 그는 힘에 부쳐 발언을 다 마치지 못한 채 병원 진료를 위해 먼저 기자회견장을 떠나야만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점심을 만들어준다는 자부심으로 26년을 근무했지만, 남은 건 폐암이라는 무서운 병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요즘 K-급식이 유명해져서 잘나가고 있는데, 실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배상해야 한다.국가가 대책을 세우고 다시는 폐암에 걸리는 급식노동자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