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들 둔 어느 노동운동가의 죽음
고(故)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부고에 동료 노동가들 안타까움 이어져
[뉴스클레임]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모든 촉각이 노조에 맞춰져 있다. 휴일에도 집회, 각종 회의 등에 온전히 집에서 쉴 수 없다. 휴일 없이 일하지만 그만큼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다.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직의 노조 상근비는 최저시급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의 권리를,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새 길을 개척하려고 했고, 자신보다 전체 노동자들과 민중을 위해 헌신했다.
함께한 동료들을 뒤로하고 먼저 세상을 더난 고(故)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의 이야기다.
그는 초등학생 막내 아들을 둔 아버지다. 집에 자주 들어가지 못하고 현장과 노조사무실에서 잠을 청했던 노동간부가 6만의 택배노동자를 남겨두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택배노조를 설립한 김태완 수석부위원장이 지난 16일 별세했다. 향년 54세.
택배노조에 따르면 그는 최근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투병했다고 한다. 지난 10일 새벽 6시 20분께 자택에서 급성뇌출혈로 쓰러진 채 아내에 의해 발견된 고인은 뇌사 판정을 받고 상계백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택배노조를 만든 초기 위원장이고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고인이기에, 그의 죽음에 모두가 아파하고 애통해했다.
동료들의 기억 속에서 그는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사라진 인간다운 일터,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치열하게사색하고 실천했던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과로사 국면을 막기 위해 분초를 아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온몸을 던져 활동했던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죽음에 모두가 가슴 아파하고 있다. 자신보다 전체 노동자들과 민중을 헌신했던 그의 마음과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거듭 되새긴다.
과로사를 일삼는 일터가 없었다면, 과로사로 힘들어하는 노동자가 없었다면 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무엇이 고인을 일찍 데리고 갔는지 곱씹게 된다.
"과로사 국면을 막기 위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온몸을 던져 활동하다가 정작 동지가 과로로 가셨으니 애통하다."
사회는 그의 죽음을 잊어가겠지만, 고인과 함께 했던 동료들은 여전히 그와 함께 할 것만 같다.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과로사가 사라질 때까지, 그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를테지만, 그는 여전히 함께 운동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낼 것이다.